[프로농구]오성식-강혁 챔프전 해결사

  • 입력 2001년 4월 2일 18시 39분


오성식   -    강혁
오성식 - 강혁
오성식(31·LG 세이커스)과 강혁(25·삼성 썬더스)의 공통점은 뭘까.

체격조건이나 경기스타일 등에서 어느 하나 비슷한 것이 없는 이들에게서 굳이 공통점을 찾으라면 바로 ‘챔프전의 사나이’란 점이다.

둘은 모두 팀의 붙박이 주전은 아니다. 오성식은 나이에 따른 체력부담으로, 강혁은 이규섭 주희정에 가려 코트에 서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은 식스맨에 가깝다. 베스트 5의 공백을 비슷하게나마 메워주기만 하면 이들의 역할은 끝난다.

하지만 올시즌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은 이들의 활약에 의해 운명이 갈라지고 있다고 할 만큼 둘의 비중은 크다.

1차전의 주인공은 강혁. 무려 20점을 몰아넣으며 LG 선수들의 혼을 뺐다. 이규섭의 부상으로 선발출장의 기회를 잡은 강혁은 LG의 주포 조성원을 밀착마크하며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1차전에서 3쿼터 한때 역전에 성공하며 승부를 걸려던 LG 벤치가 결국 추격을 포기했던 것도 강혁의 움직임이 너무 좋았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 벤치에서도 이규섭의 부상 이후 박상관(2m) 이창수(1m96) 등의 ‘높이’를 포기하고 강혁카드를 꺼내는 데 다소 주저하기도 했으나 결국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LG에 빠른 강혁이 천적으로 부상하며 대성공을 거둔 셈. 2차전까지 강혁은 평균 30분을 뛰며 15점을 챙겼다.

오성식(1m82)은 2차전 LG의 주역. 1차전에서 체력을 비축하느라 6분 가량을 뛰는데 그쳤으나 2차전에서는 선발로 코트에 선 뒤 거의 38분을 뛰며 16점 6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끄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날 오성식이 돋보인 것은 팀내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적극성. 1쿼터 종료 1분10초 전 골밑 돌파로 삼성 무스타파 호프의 3번째 파울을 유도해내며 2쿼터에서 호프를 벤치에 앉혔고 마지막 4쿼터에는 아티머스 맥클래리, 강혁까지 5반칙을 유도해내는 노련미를 과시했다.

우승여부를 양어깨에 짊어진 강혁의 ‘패기’와 오성식의 ‘노련미’. 과연 남은 경기에서 누구의 위력이 더 빛을 발할까.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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