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재일 도민의 거리' 가로수 배롱나무 선정 논란

  • 입력 2001년 3월 28일 22시 37분


경남도가 99년부터 경남도 출신 재일교포들이 마련한 기금과 예산으로 도내 주요 도심지 주변에 ‘재일 도민의 거리’ 등을 조성해오면서 배롱나무(일명 백일홍)를 고집하자 수종(樹種)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는 다음달 4일 재일 경남도민회 교포와 재경(在京) 경남도민회 회원 등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주시 금산면에서 진주시내로 들어가는 2㎞의 도로변에서 식목행사를 갖는다. 이날 심을 나무는 배롱나무 1500그루, 종가시나무 500그루 등이며 2억여원의 예산으로 나무를 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배롱나무의 경우 상록수가 아닌데다 다른 나무와는 달리 잎이 5월 중하순에 나오고 나무 형태도 구불구불해 가로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나무는 슬픈 전설을 갖고 있고 농촌지역에서는 ‘상여나무’나 ‘귀신나무’로 부르며 주로 묘지주변에 심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도는 재일교포가 낸 성금 3억여원으로 지난해 4월 마산시 내서읍 중리에 2000그루, 99년에는 창원시내 토월로와 대방로 등에 4000그루의 배롱나무를 심었으며 당시에도 수종과위치 등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배롱나무의 경우 꽃을 보기 어려운 시기인 7∼9월 사이 오랫동안 화려한 꽃이 필 뿐 아니라 공해에도 비교적 강해 기념식수 수종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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