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건설 감자때 소액주주 피해는…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29분


현대건설의 감자(減資)가 예상됨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걱정이 크다. 얼마나 감자가 이뤄질 것인지는 영화회계법인의 실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감자후 주가를 액면가에 맞췄던 종전 관행을 따를 것으로 예상할 뿐이다.

이 경우 현대건설에 앞서 감자후 출자전환했던 동아건설과 아남반도체가 소액주주 손실정도를 추정하는 잣대가 될 만하다. 두 회사는 감자하고 재상장된 이후 주가가 병합된 주식의 가치를 넘어섰느냐가 소액주주의 손실여부를 좌우했다.

▽재무구조 건전화가 관건〓동아건설은 99년 2월초, 아남반도체는 같은해 7월중순 감자를 거쳐 각각 재상장됐다. 동아건설은 액면가 5000원인 3주를 1주로 만들었다. 아남반도체도 액면가 5000원인 주식 1.3주를 1주로 감소시켰다.

감자는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들기 위한 고육책으로 선택된다. 재무구조가 튼튼해지면 대체로 재상장 후 주가가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동아건설과 아남반도체의 재상장 직후 주가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동아건설 주가는 재상장일(99년 2월 3일)에 9310원으로 뛰었다. 3주를 1주로 줄인 기준가 8100원(직전 주가 2700원의 3배)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틀째부터 주가가 하락해 감자된 주당 가치를 만회하지 못했다.

아남반도체 주가는 재상장일(99년 7월 13일)에 9180원으로 솟았다. 1.3주를 1주로 줄인 기준가 8060원(직전 주가 6200원의 1.3배)을 능가했다. 이후 주가는 8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단기적으로 보면 주가상승으로 감자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연구원은 “동아건설은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차입금을 많이 줄이지 못했고 회계감사도 적당히 해 숨겨진 부실이 많았던 점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어떻게 될까〓현대건설 재상장후 주가는 동아건설과 마찬가지로 추가부실이 있느냐가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건설은 영화법인이 과거와는 다르게 철저히 실사를 하고 있어 대규모 부실이 새롭게 드러날 것 같지는 않은게 위안거리이다.

또 건설업종의 경기전망도 주요한 요소로 꼽힌다. 국내 건설경기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가 나아지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LG투자증권 김웅수연구원은 “현재 진행중인 실사에서 추가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출자전환에 앞서 대규모 감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돼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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