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가자 코스닥으로" IT기업들 '기지개'

  • 입력 2001년 3월 25일 18시 38분


‘코스닥에 입성하자.’

암울한 겨울을 지낸 정보기술(IT)기업들이 코스닥 등록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 올 들어 지금까지 31개 벤처기업이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면 코스닥 등록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아일보 경제부 IT팀은 코스닥시장에 등록하지 않은 24개 유망 IT기업을 대상으로 코스닥 등록계획을 설문조사했다. 이 결과 45.8%인 11개사는 올해중, 29%인 7개사는 내년중, 2개사는 올해 또는 내년중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사만 “등록계획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흑자 기업은 올해, 적자 기업은 내년에〓올해안 등록을 희망한 11개사중 네이버컴을 제외한 니트젠 데이콤인터내셔날 드림위즈 시큐어소프트 안철수연구소 영우통신 유니텔 조이닷컴 지오이네트 하우리 등 10개사는 작년 모두 흑자를 냈다. 네이버컴은 “온라인게임서비스인 한게임이 유료화 1주 만에 3억2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수익성이 급속히 개선될 전망이어서 올해 안에 등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내년에 등록할 계획이거나 올해 안 되면 내년에 하겠다고 답한 나우콤 두루넷 인크루트 줄라이네트 큰사람컴퓨터 프리챌 네띠앙 넷피아닷컴 등은 모두 작년에 적자를 냈다. 내년 등록을 희망한 업체중 흑자를 낸 곳은 삼성SDS가 유일했다. 삼성SDS는 내년 하반기에 기업공개를 할 계획이나 거래소로 갈지, 코스닥으로 갈지, 미국 나스닥으로 갈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등록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3개 업체는 야후코리아 라이코스코리아 심마니 등으로 모두 인터넷 포털업체였다. 이는 최근 닷컴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극히 회의적이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왜 코스닥에 가려 하나〓코스닥시장에 등록하면 자금조달이 쉽고 기업이미지가 크게 제고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이 점은 작년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었지만 9월 들어 코스닥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앉으면서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아쉽지만 코스닥 등록의 꿈을 접어야 했다.

물론 지금도 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되리라는 것이 대부분의 기업들의 전망이다. 코스닥 등록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21개사중 2개사만 올해중에는 코스닥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더구나 주주들의 압력이 거세, 많은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회복되면 등록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잘 될까〓코스닥 등록이 순조로우려면 코스닥지수 회복과 경영실적 개선이라는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는데 아직은 둘 다 짙은 안개속에 있다.

우선 코스닥시장은 변수가 워낙 많다. 특히 코스닥 등록을 희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사실은 시장 수급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굿모닝투자신탁운용 나홍규기업분석팀장은 “너무 많은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등록을 추진할 경우 일시적인 공급 과다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많은 기업들이 하반기에는 IT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기대가 현실화되는 것도 만만치는 않다.

코스닥등록컨설팅업체인 3S커뮤니케이션의 염남중부장은 “올초부터 코스닥 등록 심사가 강화돼 흑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등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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