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주OSCE 독일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라인하르트 베처이게 대사(55)는 “독일 통일은 72년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 뒤 18년간 꾸준히 추진해 온 교류협력과 군사적 긴장완화의 산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은 이미 지난해 6월 남북정상회담으로 화해와 협력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고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 만큼 유럽의 안보협력 경험이 적용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강조하는 신뢰구축의 제1원칙은 ‘군사적 검증’의 강화. “상대방 국가의 정기적인 검증은 물론 부정기적인 검증에 대한 요구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군사적 신뢰구축이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베처이게 대사는 또 “79년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긴장이 고조됐을 때 OSCE가 역내 신뢰구축을 위해 내건 슬로건이 ‘보다 큰 평화, 보다 적은 무기(more peace, fewer weapon)’였다”고 상기시키고 군사력 감축을 통한 상호침략 가능성의 감소도 중요한 평화정착의 요소라고 지적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