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MF도 물타기... "믿을게 없네"

입력 2001-03-11 18:41수정 2009-09-2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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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부터 금리가 요동치면서 안전하다고 믿었던 머니마켓펀드(MMF)마저 흔들리고 있다.

MMF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투신상품. 올들어 시중 부동자금이 MMF로 급격히 몰리고 있지만 운용대상이 마땅치 않아 당초 고객에게 약정한 금리를 못주는 형편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일부 투신운용사에서는 펀드간 자전거래를 통해 MMF 수익률을 맞춰주는 편법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펀드간 ‘물타기’는 투신운용사의 고질적인 병폐로 대우사태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한 펀드매니저의 고백〓“MMF펀드는 펀드별로 언제 운용을 시작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많이 다릅니다. 고객들은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만 돈을 맡기려는 성향이 있고 그러면 영업하기가 굉장히 곤란해집니다.

최근 고객에게 제시하는 수익률은 연간 6.0∼6.2% 수준인데 지금처럼 금리가 급등해 채권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률이 4∼5%대로 떨어지게 됩니다.

할 수 없이 펀드간 자전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맞출 수밖에 없죠. 금융감독원에서도 당일 금리변동폭 ±0.3% 범위의 자전거래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정해줍니다. 예를 들어 8일 국고채금리가 6.04%에서 6.3%로 올라갔을 경우 수익률이 좋은 펀드가 수익률이 나쁜 펀드의 국고채를 5.8%에 인수합니다. 국고채를 비싸게 사주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채권을 파는 펀드는 이익을 보고 사는 펀드는 손해를 봅니다. 펀드매니저가 문책을 당할 수 있지만 불가피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전거래 왜 하는가〓작년 7월부터 채권시가평가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MMF는 시가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MMF마저 시가평가를 적용하면 투신권에 ‘안정적’ 상품이 없어져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

MMF는 이자수입을 기본으로 하지만 고객이 환매를 요구할 경우 보유채권을 팔아 돈을 내줘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며칠만에 금리가 1%포인트 폭등해 채권가격이 떨어지면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상품은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이 주된 투자대상이지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만기가 2년 미만 남은 국고채 통화채 등에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투신운용사가 통화채와 국고채 투자비중을 높였는데 금리가 요동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

즉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작년말 금리가 높았을 때 설정된 펀드가 최근 설정된 펀드의 채권을 비싸게 사주는 자전거래를 하게 된다.

MMF는 올해만 13조7738억원이 늘어나 투신권 총수탁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말 18.8%(신탁형 포함)에서 9일 현재 25.8%로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은 17개 투신사의 MMF운용실태검사를 마쳤으며 “금리가 급등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으니 보유채권만기를 줄이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MMF비중이 40%이상인 투신운용사▼              (단위:억원)

투신운용사MMF총수탁고MMF비중(%)
국은12,01029,53240.7
대신16,79032,50951.6
동부6,7799,76269.4
세종7041,17160.1
아이1,0562,46742.8
외환코메르츠7,94018,14743.7
조흥24,25559,77340.6
프랭클린템플턴9,94222,72143.8
하나알리안츠24259240.9
SK15,52031,00750.0
제일55,360107,49251.5

※주:3월7일 현재<자료:투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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