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재판 확 바뀐다…새 재판방식 2일부터 시행

입력 2001-03-01 18:22수정 2009-09-2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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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재판의 진행 방식이 2일부터 획기적으로 바뀐다. 소송 당사자들은 재판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도 보다 충실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1일 소송 당사자들이 법정에 나오기 전 서면으로 충분한 주장을 펴게 하고 증인들을 한꺼번에 불러 대질신문을 벌이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새 민사재판 모델을 개발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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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달라지나〓원고가 소송을 낸 뒤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서를 제출할 경우(다툼이 있는 사건) 법원은 우선 ‘서면공방 절차’에 들어간다.

이 절차에서는 당사자나 변호인 등이 법정에 나올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문서 등 각종 증거를 일정기간 내에 재판부에 모두 제출해야 한다. 이때 감정서나 국가기관의 문서 등 필요한 증거를 확보해 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할 수도 있다.


당사자는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가 무엇인지를 법원을 통해 알 수 있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증거와 함께 서면으로 반박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쟁점정리 재판’이 열린다. 양측은 처음으로 법정에 나가 분쟁의 원인이 된 쟁점을 확인한다. 당사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판사에게 자신의 주장을 말로 펼 수 있다.

끝으로 ‘증거조사 재판’이 진행된다. 이때에는 분쟁과 관련된 증인이 모두 법정에 나와 당사자와 변호인, 재판부의 신문과 대질신문을 받게 된다.

반면 원고의 소장(訴狀)내용에 대해 피고가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다툼이 없는 사건) 법원은 곧바로 재판을 열어 신속하게 판결을 선고한다.

새 재판제도는 소가(訴價) 2000만원 이상의 사건으로서 1일 이후 접수분은 모두 적용되고 기존 사건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장점과 유의사항〓새 재판제도의 시행으로 당사자와 변호인 등은 원칙적으로 두 차례만 법정에 나가면 된다. 사건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므로 ‘판사에게 말로 호소할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된다.

또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재판의 쟁점을 명확히 하게 돼 충실한 재판이 가능하고 입장이 다른 증인들이 한꺼번에 모이므로 거짓 증언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러나 ‘서면공방 절차’가 끝난 뒤 뒤늦게 새 주장을 하거나 증거를 내는 경우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증인이 ‘증거조사 재판’을 할 때 꼭 법정에 나오도록 조치해야 한다.

▽의미와 전망〓새 재판제도는 광복 이후 56년 동안 지속돼온 민사재판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판사와 변호사, 법률회사의 ‘대충 대충 넘어가던’ 업무 관행과 행태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또 승패가 재판 초기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당사자 사이의 화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새 제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를 참고하면 된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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