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강초현 "총만 쏠래요"

  • 입력 2001년 2월 27일 18시 59분


"한 우물만 파겠다."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공기소총 은메달리스트 강초현(19·갤러리아)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운동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이달초 유성여고를 졸업한 강초현은 체육 특기생으로 충남대 체육교육과에 합격했으나 신입생 등록마감일인 26일 입학포기각서를 학교측에 제출한 것.

강초현은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하려다보니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다" 며 "고민이 많았으나 사격에 치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초현의 이같은 결정은 학업과 사격을 병행하기가 사실상 무리라는 판단에서 내린 것. 두마리 토끼 를 모두 잡으려 했으나 입학하게 되면 엄격한 학칙에 따라 수업일수를 꼬박꼬박 채워야 하고 이럴 경우 훈련량이 부족, 대표팀 선발이 힘들 것으로 본 것이다.

자칫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4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겼다는 게 주위의 얘기. 강초현은 "하나를 포기하게 돼 아쉬움도 있지만 내년에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운동할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뛰어드는 사례는 흔한 일이나 아마추어에서는 드문 경우. 강초현의 실업팀 직행은 학벌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신세대 풍토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또 강초현은 최근 대전 동향으로 시드니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가 훈련부족으로 국제대회에서 초반 탈락한 데 자극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초현은 팀 동료와 함께 내달초 대전시 사격연맹에 일반 선수로 등록, 5월 서울 월드컵 대표선발전을 겸해 3월말부터 잇따라 열리는 회장기 대회와 실업단 대회에 출전한다.

올 초 훈련을 재개한 강초현은 대전 대신고와 청원 종합사격장을 오가며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4월에는 소속팀의 이탈리아 밀라노 전지훈련에도 참가할 계획.

지난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금메달 목표를 남겨둬 더 기쁘다"며 활짝 웃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강초현의 시선은 이제 표적지에만 고정된 셈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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