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FRB 의 추가금리인하에 대한 시각들

  • 입력 2001년 2월 22일 11시 56분


최근 몇 주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투자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다. 제조업경기와 소비자신뢰지수는 계속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소매판매와 실업률은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가마저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준리(FRB)가 정책의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추가금리인하가 가능한 이유

21일 발표된 1월중 소비자물가지수와 전주에 발표된 도매물가의 급등은 천연가스가격의 기록적인 폭등세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경우 당초 전망치 2배가 넘는 0.6%나 급등했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지수는 0.3%의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캐롤 스톤은 "17.4%나 폭등한 천연가스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 급등요인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난 주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상원출석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에너지비용의 상승이 기업과 가계의 구매력을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가 에너지가격의 급등에 따른 인플레우려보다는 소비심리위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리 데니스는 "인플레우려보다는 경기회복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며 3월20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의 추가금리인하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총재인 로버트 패리도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최종적으로 구매력을 감소시킨다"며 "소비자물가가 급등했지만 인플레여부를 결정하려면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1월의 물가급등이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결정적 변수는 다음주 발표될 소비자신뢰지수와 전미구매관리자협회지수

그린스펀 의장과 지역연방은행총재들은 특히 소비자신뢰를 중시하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지난번 청문회에서도 그린스펀 의장은 "소비자신뢰의 추락이 진정한 침체로 접어드는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소비자신뢰에 대한 그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인플레우려에도 불구하고 FRB가 20일 0.5%포인트의 추가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인 도날드 파인도 "FRB가 언제나 인플레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경기가 둔화되고 있을 때는 이를 위협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변화의 요인으로 그린스펀의장이 중요시하는 소비자신뢰지수가 금리인하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도 제조업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중요시된다. 지난 주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총재인 윌리엄 풀은 "NAPM지수는 미국경제의 상황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말해 그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지난 13일 상원 은행청문회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의 급격한 둔화세는 전년 12월 한 달간의 일시적 현상"이라며 곧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될 소비자신뢰지수와 NAPM지수가 경기반등을 의미하는 결과를 나타낼 경우 FRB의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리만 브라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드류 매투스는 "소비자신뢰와 성장세가 회복되면 FRB가 인플레를 잡기 위해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한편 소비자신뢰지수와 NAPM지수는 미국시간으로 각각 다음주 화요일(27일)과 목요일(3월1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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