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동렬-최동원 "지도자로 승부내자"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48분


최동원(왼쪽)과 선동렬이 미국 애리조나 한화 스프링캠프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최동원(왼쪽)과 선동렬이 미국 애리조나 한화 스프링캠프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여러분,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그라운드에서 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질문이나 인생상담이 있으면 언제든지 제 방을 찾아주십시오.”(선동렬)

“그 집은 잘 때도 문을 열어놓고 자나?”(최동원)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한화 이글스 전지훈련지.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 흥행카드였던 왕년의 두 슈퍼스타가 지도자로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달변’의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38)과 ‘독설’의 최동원 한화 코치(43).

이들의 만남이 이뤄진 것은 선위원이 올겨울 삼성 SK 한화 LG 해태로 이어지는 ‘순회 인스트럭터’를 맡아 하와이 시드니를 거쳐 이곳 피오리아에 도착하면서.

최코치는 90년 은퇴 후 만 10년 간의 야인생활을 끝내고 한화의 초보 투수코치로서 첫발을 내디디고 있는 중이었다.

선수 시절 세 번의 맞대결에서 86년 한차례씩 완봉승을 주고받은 뒤 이듬해 15회까지 가는 연장 혈투 끝에 2―2로 비겨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두 라이벌은 이제 지도자로서 새로운 경쟁을 벌여야 할 입장.

이날 선위원은 “형님 같은 대투수가 늦게나마 그라운드에 복귀한 것은 우리 한국야구의 큰 재산”이라며 추켜세웠다. 이에 최코치는 “선배가 있다고 어려워 말고 우리 선수들에게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화답.

이곳에 오기 전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호주 시드니의 폭염에 새까맣게 타버린 선위원과 지난해 11월 코치직을 맡은 뒤 10㎏ 가까이 살이 빠졌다는 최코치. 두 사람은 길게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곧바로 한화 투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불펜으로 가 선수들을 지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피오리아(미애리조나주)〓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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