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AIG, 현대투신 인수 공식제안…"1조1천억 투자"

  • 입력 2001년 1월 31일 23시 34분


현대투자신탁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 AIG컨소시엄이 정부에 공동 출자를 제의했다.

AIG측은 현대투신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제안했으며 투자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나머지 부실은 정부가 출자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31일 AIG측의 공식 제안서가 접수됐다고 밝히고 AIG측과 현대투신 매각을 위한 정밀 실사를 벌여 공동 출자를 위한 공적자금 투입 규모 등을 확정, 이달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다.

AIG측은 또 정부측에 현대투신은 물론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이 96%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투신운용까지 일괄적으로 인수, 경영권을 갖겠다는 의사를 밝혀 현대계열 금융 3개사가 AIG측에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AIG는 미국 최대의 보험회사다.

지난해 9월말 현재 현대투신의 자본잠식 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이며, 잠식부실 부분과 새로 투입해야할 자본금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부담할 공적자금 규모는 5000억∼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재경부 등 관계 부처는 AIG측이 제안한 공동 출자 방식의 수용 여부를 협의한 뒤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안이 없는 만큼 정부가 AIG의 공동 출자 제안을 수용할 것이 확실시되며 구체적인 출자 규모와 방식 등에 대한 실무적인 문제만 조율되면 현대투신 매각은 급류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위 진동수 상임위원은 “정확한 실사 결과가 나와야 정부가 투입해야할 공적자금 규모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동출자 방식을 수용할 경우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며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직접 투입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 등을 통한 출자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현대투신은 감자(減資)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현대측이 현대투신 정상화를 이행하기 위해 정몽헌 현대아산회장 등이 담보로 정부에 내놓은 현대택배 현대오토넷 주식은 현대투신의 자본금으로 전입하게 된다.

한편 AIG측이 현대증권까지 한데 묶어 인수를 희망해옴에 따라 AIG측과 현대그룹의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협상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훈·김승련기자>dreamland@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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