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인터뷰]<캐스트 어웨이>톰 행크스 "23kg 살 뺐다"

입력 2001-01-18 18:45수정 2009-09-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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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민배우’로 불리는 톰 행크스는 ‘필라델피아’ ‘포레스트 검프’로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대 스타’. 그러나 스타의 신비함보다 착하고 평범한 남자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다. 미국에서 지난해 12월22일 개봉돼 3주 연속 흥행 1위를 한 ‘캐스트 어웨이’(Cast Away·2월3일 국내 개봉)는 톰 행크스의 1인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 표류해 4년간 홀로 버텨낸 뒤

살아 돌아오는 택배회사 페덱스의 직원 척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연기 기량을 과시했다. 이 영화로 올해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톰 행크스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영화의 3분의 2 이상을 혼자 끌고 갔는데 부담스럽지 않았나?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내가 창안했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부담스러웠던 건 척이 겪는 일들을 관객들이 자기 일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일이었다. ‘내가 만일 저랬다면…’을 생각할 수 있게 말이다.”

―영화 촬영 전과정에 걸쳐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단계가 어느 때였는지?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수중촬영이었다. 그 때 수포 감염증에 걸렸는데 이 병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병이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지!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건 사람들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 때였다. 힘들었던 일이 또 하나 있었는데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해변에서 내 발자국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촬영할 때마다 50여명의 스탭들이 해변을 밟고 다니지만, 무인도이니까 영화에는 내 발자국만 나와야 했다. 그래서 보트위에 펌프를 설치해 바닷물로 스탭들의 발자국을 제거해야 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척의 무인도 생활은 로빈슨 크루소의 표류기와 미국 TV프로그램 ‘서바이버’를 연상시킨다. 무인도에서의 연기를 위해 참고한 캐릭터가 있는가?

“‘서바이버’가 유행할 때 나는 유럽에 있었다. 나중에 TV에서 몇장면을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은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온 미국이 들썩이는 게 좀 의아했다. ‘캐스트 어웨이’는 ‘서바이버’보다 먼저 제작에 들어갔다.”

―척이 무인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뚱뚱한 아저씨 몸매이지만 4년뒤에는 근육으로 단련된 홀쭉한 몸으로 바뀐다. 이를 위해 체중을 22.7㎏나 줄였다고 들었는데….

“영화 초반부는 ‘그린 마일’때보다 더 쪄보여야 했기 때문에 99㎏까지 살을 찌웠다. 문제는 살을 빼는 것이었다. ‘필라델피아’때 함께 일한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았지만 살을 빼던 도중 포도상구균 감염증을 앓기도 했다. 살을 뺀 모습이 형편없어 보이지는 않았나? 그때 사람들이 날 못알아볼 정도였다.”

―실제로 당신이 무인도에 고립된다면 무엇이 가장 무섭고, 또 무엇이 가장 절실히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무서운 건 외로움일테고 절실한 것 역시 친구일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척이 무인도에 떠내려온 택배회사 물건인 배구공에 얼굴을 그려넣어 친구처럼 대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무인도에서 배구공은 척의 친구이고, 스케이트 날은 칼로 쓰였다. 또 척은 불을 직접 만든다. 만약 당신이 무인도에 가게 됐는데, 배구공과 칼, 라이터, 셋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가겠나?

“셋 다 아니다. 가장 가져 가고 싶은 것은 칫솔과 치약이다.”

―95년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다시 만났는데….

“저메키스 감독은 편한 친구다. 그라면 이 영화를 잘 만들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시나리오 초안이 나오자마자 그에게 달려갔다. 좋은 배우는 감독의 요구를 잘 표현하는 배우일텐데 그 점에서 저메키스 감독은 내 연기에 만족하고 있고, 그래서 나도 기분이 좋다.”

―당신의 연기는 개성이 강하다기 보다 어떤 역을 맡아도 다 잘하는 스타일에 더 가깝다. 수많은 출연작 가운데 당신의 개인적 성향이 가장 잘 반영된 영화를 고른다면?

“출연작의 모든 배역들이 나를 사로잡았지만 ‘캐스트 어웨이’만큼 많은 여운을 남긴 영화는 없다. 내 아이디어에서 출발했고 영화의 대부분을 혼자 끌고 나가서일 것이다. 또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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