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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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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현대 선수들은 21일 각 언론사로 팩스를 보내 “해당자들을 빠른 시일 내에 원래의 팀으로 복귀시킬 것을 요구한다”며 “사실상 방출인 6명에 대한 자유계약공시는 극단적인 조치로 선수단 전원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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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어 “선수협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선수들을 무시하는 일방적이고 감정적인 처사”라고 주장하고 “(구단이) 선수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나름대로의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수협사태와 관련, 특정 구단 선수들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선수협 파동’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뜻한다.
민주당 신기남, 한나라당 박종웅, 자민련 정진석의원 등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여야 의원 11명도 21일 공동의견을 내고 “선수협의회의 자율적인 설립을 비롯한 원만한 해결방안이 마련되길 촉구한다”며 “선수협추진 핵심 6명에 대해 극약처방을 결정한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말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했다.
한편 구단으로부터 퇴출당한 선수협 선수들은 21일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선언했다.
방출된 선수협 구단대표 6명 가운데 송진우회장(한화) 양준혁부회장(LG) 심정수(두산) 박충식(해태)은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실에서 시민단체들과 연석회의를 가졌다.
회의가 끝난 뒤 송회장은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총재와의 면담을 요청한 뒤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14개 단체들은 각 구단의 ‘보복성 해고’를 규탄하며 정부가 즉각 이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협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비선수협선수들도 구단의 일방적인 해고나 다름없는 ‘방출’에 반발, 선수협쪽으로 동조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 선수는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료들이 거리로 내몰린 마당에 어떻게 가만 있을 수 있겠느냐”며 “어떤 형태가 됐건 내쫓긴 선수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민단체와의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심정수는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겠다. 무엇보다 같이 땀흘리는 동료들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며 선수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한편 문화관광부 이홍석 차관보는 “정부는 중립이 원칙이지만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미 정부는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