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MH의 현대, MK의 기아에 승리 헌납

  • 입력 2000년 11월 16일 21시 16분


16일은 MH(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가 MK(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를 찾아 머리를 숙인 날.

이날 MH가 이끄는 현대 걸리버스는 MK계열의 기아 엔터프라이즈에 승리를 헌납했다 .

기아가 1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현대전에서 95-74로 대승을 거두며 3승3패를 기록,5할대 승률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의 최대 관심은 올시즌 데뷔전을 갖는 특급 용병 조니 맥도웰(현대)의 활약여부.맥도웰을 앞세워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막강 전력의 현대는 맥도웰의 부상에 따란 결장기간동안 승수보다는 패수가 많을 정도(2승3패)로 동네북 신세로 전략했고 맥도웰의 복귀로 이런 상황이 단숨에 타개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결과는 올시즌들어 두 번째 최다 점수차 패배라는 의의없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날 기아가 낙승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이의 절대 우위.용병과 토종을 통들어 현역 최장신인 듀안 스펜서(2m8)를 앞세운 기아는 초반부터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한채 현대의 득점기회를 원천 봉쇄했다.

이날 스펜서가 무려 20개의 수비리바운드를 포함해 올시즌 최다인 25개의 리바운드를 잡은 반면 스펜서의 맞상대로 나선 맥도웰은 불과 8개의 리바운드를 잡는데 그친 것이 단적인 예.

이같은 골밑 우위를 바탕으로 기아는 3쿼터까지 76-52로 24점차로 리드한뒤 4쿼터들어 아예 용병들을 모두 빼고 식스맨들을 기용하는 여유를 보이며 압승했다.

기아는 김영만이 29득점으로 최고 득점을 기록했고 스펜서(26점) 루이스 로프튼(14점)이 뒤를 이은 가운데 현대는 최소 20점을 기대했던 맥도웰이 14점에 그치는등 전체적인 슛 난조속에 올시즌 최악의 결과에 만족해야 했다.

홈팀 동양 오리온스의 5연패 탈출여부로 관심을 끈 대구경기에서는 골드뱅크 클리커스가 92-85로 승리(3승3패)하며 동양을 6연패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동양은 이날 2쿼터까지 19점을 기록한 포워드 박재일과 토시로 저머니(10점) 마이클 루이스(9점)의 활약으로 현주엽이 7득점으로 부진했던 골드뱅크에 2점차(47-45)로 앞서며 연패에서 탈출하는 듯 했다.동양은 그러나 주포 전희철이 3쿼터에서 파울트러블(4개)에 걸리며 손발이 묶이자 공격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반면 골드뱅크는 3쿼터이후에만 3점포 2개를 포함해 13득점을 기록한 정인교와 현주엽(17점)의 내외곽포가 터지기 시작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김상호·부산=김종석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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