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국채 통안채 위주로 금리차익 노린다

  • 입력 2000년 10월 28일 15시 10분


주부 김수영씨(32,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요즘 여유돈을 운용하기가 어렵다는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연초대비 반토막이 난 주식에 투자하자니 감히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지난해 대우채를 경험하면서 투신권의 채권형 수익증권도 원금을 보전받지 못하다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그렇다고 은행정기예금에 넣자니 세후 4%대의 이자율이 성에 차지 않는다.

고심 끝에 미래에셋증권에서 시판한 '비과세 채권형 수익증권'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은행예금이자보다 적어도 2%이상 높은 수익률에다 국공채와 A등급 이상의 회사채만 편입해 지난해 대우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씨가 여유돈을 투자하기로 한 '비과세 채권형 수익증권'(펀드매니저 최교전)은 7월 28일에 설정됐다. 운용규모는 500억원대. 10월 27일현재 연 10.4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0월 27일현재 이 수익증권은 국채·지방채(3.96%), 통안채·공사채(56.57%), 회사채·금융채(30.91%)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8.56%는 현금이나 CP(기업어음) 등 유동성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회사채의 최저 신용등급이 AA 이상이다. 편입채권의 신용등급을 보면 대우그룹 부도와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의 후유증으로 안정성을 선호하는(Flight to Quality)를 투자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고 있다.

최교전 채권운용2팀장은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와 원리금을 지급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채권들 위주로 편입했다"며 "적어도 채권 발행기업의 부도로 고객들이 투자원금을 까먹는 위험은 없다"고 자신한다. 한마디로 채권투자에서 첫번째 원칙인 채권발행기관의 원리금 지불능력(신용위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게 최 팀장의 설명이다.

시가평가의 적용으로 채권형 수익증권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금리위험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27일현재 이 펀드에 편입된 채권의 평균 듀레이션(Duration)은 1.14년. 듀레이션은 금리 상승(하락)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상승)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1.14년의 듀레이션은 금리 1%상승(하락)때 펀드수익률도 대략 1%하락(상승)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시가평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채권매입당시보다 매도시점의 채권가격이 하락해서 펀드수익률도 떨어진다.

최 팀장은 "펀드만기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년으로 가정하고 운용하기 때문에 펀드 듀레이션도 1.14년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금리하락에 따른 자본이득을 적극적으로 취하기보다는 가급적 금리상승 위험에 최대한 적게 노출시키겠다는 운용전략이 반영돼 있다. 또한 고객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률 1위'보다는 '은행정기예금대신 채권를 선택한 투자자들에게 적정한 보상을 제공한다'라는 최팀장의 운용철학이 녹아있다.

물론 금리예측에 따라 자본이득을 얻는 적극적인 매매도 행한다. 채권시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활발한 국고채와 통화안정채권 등을 금리예측에 따라 사고 판다. 즉 편입채권의 60%를 차지하는 국채와 통안채 등을 매입시점보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매도해서 자본이득을 취한다.

1년만기를 가정하고 운용하기 때문에 유동성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주식과 달리 채권은 기관투자가들끼리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유동성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고객들이 환매를 요청할 경우 시가로 매각해서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시중에서 매수할 주체가 없으면 환매에 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팀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국고채와 통안채는 다소 잔존만기가 길더라도 편입한다. 나머지 채권은 가급적 잔존만기가 1년미만인 물량을 편입하고 있다. 실제로 이 수익증권에는 잔존만기가 2년 6개월남은 국민주택1종이 전체 편입채권의 1.34%를 차지하고 있다. 1년후 펀드만기때 잔존만기가 1년 6개월로 줄어들면 유동성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다소 유동성이 떨어지지만 수익률이 높은 ABS(자산유동화증권)인 '산은캐피탈유동화1-3'은 4.7%까지 투자했다. 1년안에 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운용된 이 펀드의 27일현재 수익률은 연 10.44%. 같은 기간 은행정기예금보다 높아 채권투자에 대한 위험보상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최팀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식비중은 현시점에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지표금리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낮아 지금시점에서 비과세 채권형 수익증권에 가입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밝힌다. 특히 그는 "일부에서 우려하듯 시가평가가 적용돼도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금융채 위주로 편입됐기 때문에 IMF사태처럼 금리가 폭등하지 않는한 원금손실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즉 부도위험가능성이 낮은 우량채권들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원금손실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리가 급등하면 금리평가손은 발생할 수 있지만 이것도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비과세 채권형 수익증권은 1인당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5인 가족일 경우 모두 1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투자기간은 올 연말까지다.

▼미래에셋투신운용 비과세 수익증권 특성▼

펀드매니저최교전서울대 경영학과(대학원)
장기신용은행 채권운용담당
국민은행 채권운용역
운용자산 국고채지방채
통안채
A급 이상 회사채
실제 편입 회사채는 AA이상
최대투자금액1인당 2000만원올연말까지 투자해야
판매회사미래에셋증권 
운용회사미래에셋투신운용 
투자기간1년∼3년1년 넘어야 비과세혜택
환매수수료6개월미만시 이익금의 50%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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