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달수/'死因 1위' 뇌졸중 체계적 관리를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8시 37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99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를 보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10만명 당 72.9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심장질환(39.1명), 운수사고(26.3명), 위암과 간질환 등의 순이었다.

뇌혈관 질환은 뇌졸중 또는 중풍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50대보다는 60대 사망률이 3배 높고 10년 전과 사망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을 보면 뇌졸중 환자만 평생 진료하고 있는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점은 한번 정도 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즈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합건강진단에는 뇌혈관 검사가 거의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이 질환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뇌혈관 질환은 일단 발병되면 발병자의 3분의 1∼4분의 1이 사망하고 3분의 1 정도는 후유증인 신체장애(불구)로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들(나이 고혈압 심장병 당뇨 음주 흡연 비만 고지혈증 운동부족)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성인병에 신경써야 함은 물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짜고 지방질이 많거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는 대신 야채를 즐기는 등의 건전한 식사 및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자기스스로 조심하면서도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뇌졸중 전문의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뇌졸중이 발병한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뇌졸중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갖춘 큰 병원에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혈관이 막힌 경우에는 뇌졸중 발병 이후 최소 6시간 이내, 가장 좋기로는 3시간 이내에 막힌 뇌혈관을 뚫어 줘 다시 혈액을 보내주면 많은 뇌신경세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뇌혈전이나 뇌색전인 경우 빨리 병원을 찾으면 혈전 용해제를 즉시 혈관 내로 투여해 좋은 임상결과를 얻고 있다.

그래서 뇌졸중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두고 '뇌는 시간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는 별개로 전문학회와 정부가 공동으로 뇌졸중에 대한 예방과 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국민 계몽과 홍보, 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것도 필요하다.

이제 점점 기온이 내려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오르고 또한 혈관 내로 흐르는 혈액의 점성도가 높아져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기 때문에 혈관이 쉽게 막힐 수도 있고 터질 수도 있다. 따라서 추운 날씨에는 항상 옷을 충분히 입거나 실내운동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 보온을 철저히 한 다음 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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