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매기 이동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1시 07분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유지되고 있으나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동 불안감이 증폭되고 한국디지털라인 부도 여파가 수뢰사건까지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냉랭하다. 현대불안과 반도체 가격 하락세도 지속되는 등 주변여건이 온통 악재투성이다.

현대증권의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걸프만에서 전쟁이라도 발발한다면 미국 증시와 유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지수관련 대형주에 바로 영향을 미치면서 지수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제 미국 나스닥 증시는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줄였고,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도 저가메리트에 따라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어 낙폭이 제한되고 있으나 여전히 중동 문제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가들이 시장체력 부족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대형주에서 빠져나와 중소형주로 매기를 빠르게 이동시키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지수 500선이 단기 바닥이라는 인식이 아직 유효한 가운데 지수관련 대형주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중소형주가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날 대형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 위주로 매기가 돌면서 상승종목이 400개를 넘어서면서 오전 10시20분 이후 530대로 회복시켰고, 코스닥에서도 한통프리텔 등 지수관련주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종목이 240개에 달하면서 코스닥지수도 79대에서 추가하락이 제한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도현 선임연구원은 “대형주가 미국 시장, 중동 불안, 반도체 가격 하락, 현대 문제, 한국디지털라인 부도 등으로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 “반면 며칠 사이 좋지 않았던 개별종목들로 개인투자가들의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형주의 경우도 단타성 순환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데다가 시장불안에 따라 조금만 악재가 노출될 경우 급락하는 경우가 빈번해 리스크 관리를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LG의 박준성 연구원은 “중동악재가 현 수준이라면 박스권 등락이, 좀더 해결기미를 보인다면 다소 저점이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변 악재들로 적극적인 매수세는 힘든 상황에서 중소형주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나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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