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낙동강 철새들아 돌아오너라"

  • 입력 2000년 10월 24일 02시 36분


대구지역 환경운동단체들이 낙동강변 겨울철새 유인 작업에 나섰다.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의 세계적인 도래지로 겨울이면 수만마리의 철새가 찾아들던 경북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 낙동강변에 더 이상 철새가 날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환경운동단체들에 따르면 해마다 겨울이면 호촌리 낙동강변을 찾던 철새들이 지난해부터 보금자리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이즈미(出水)시로 옮겼다는 것.

이즈미시는 일본 환경단체와 시 당국이 대대적인 철새보호 운동을 펼쳐 최근 철새의 서식환경이 낙동강보다 훨씬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13일 시베리아 킨칸스키 자연보호구역 일대에서 남하한 흑두루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떼가 낙동강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곧장 일본쪽 상공으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 지역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 등 100여명은 22일 오전 대구 달성군 화원읍 화원동산에서 '흑두루미 도래를 기원하는 기원제’를 열었다.

이들은 이어 호촌리를 찾아가 낙동강 금호강 합류 지점의 모래섬에 실물 크기의 흑두루미 모형 1쌍을 설치하고 주변에 볍씨 등 먹이를 뿌렸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관계자는 "낙동강이 철새들이 찾지 않을 정도로 황폐해졌다”면서 "철새가 다시 도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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