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현대전자 왜 떨어지나…10일째 추락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1시 33분


현대전자가 10일째 급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늘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또 현대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외국인들은 10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삼성전자를 매수하고 있다.

19일 거래소시장에서 현대전자는 오전 11시10분 현재 8880원으로 전일비 3.30% 하락, 지난 5일 이래 10일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전자는 어제 8180원으로 연중최저치뿐만 아니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종가기준(1만5800원)으로 10일간 무려 44%나 급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눈에 띄어 보유비중이 40%대로 줄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5일 44.42%의 보유비중을 보였으나 지난 10일간 매도일변도의 태도를 보이면서 4%포인트 이상 비중을 줄였다.

이같은 매도세로 거래량도 지난 13일 이래 하루 1천만주 이상 대량거래되고 있으며, 오늘 오전 중 벌써 1천4000만주를 넘어서면서 거래량 2위에 올라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현대전자의 이 같은 추락에 대해 ▲ 전세계 반도체 경기하락 우려감과 미국 나스닥의 하락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하락했다가 ▲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 구조조정 문제가 붉어지면서 연이은 ‘이중고’에 몸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64메가D램 가격이 4달러대로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에 비해 수익성 압박을 더 받고 낙폭과대에도 불구하고 그룹 문제가 얽혀 있어 구조조정을 매매판단의 잣대로 이용하는 외국인들의 우려감이 높다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전세계 반도체 경기와 PC 수요 둔화가 유력한 상황이고 전세게 증시가 동반하락하면서 주식비중, 반도체 주식비중을 줄여가는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인 시장상황에 따른 매매는 가능해도 매수로 전환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같은 반도체 업종이라고 해소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면서 “낙폭과대 메리트가 있어도 반도체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를 먼저 사게 될 것이고, 현대전자는 수익전망이나 그룹 불안 문제까지 겹쳐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고 D램값 하락시 수익성 압박이 현대전자가 커 차별성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1만원대 이하에서는 저가메리트가 있으나 현재 위험과 기회 공존상황에서 위험까지 안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세와 자사주 매입, 낙폭과대 인식으로 삼성전자가 반등할 수는 있으나 현대전자는 기피대상일 뿐”이라면서 “현대그룹 문제가 수면 아래로 다시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수면 아래에서는 부실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불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대사태 완전해결 전까지는 복원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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