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삼성전자,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인가

  • 입력 2000년 10월 16일 16시 04분


삼성전자가 개장초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상승폭이 둔화된채 장을 마감했다.

전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이상 상승하고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발표소식에 장중한때 17500원(+11.5%)까지 상승했던 삼성전자는 대만 반도체 업체의 주가하락소식과 차익매물 공세에 밀려 결국 6500원(+4.29%)의 상승에 그쳤다. 외국인들은 메릴린치증권을 통해 14만주를 매도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오늘(16일) 시장에서도 확인됐듯이 삼성전자가 당분간 상승추세로 전환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한다.

5천억원(3백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DRAM현물가격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란게 공통된 진단이다.

양봉진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실적이 비록 양호하게 나와도 DRAM의 주수요처인 정보통신 PC업체들의 성장전망이 불투명하면 내년도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의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현시점에서 20만원벽을 뚫고 상승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오히려 양팀장은 이번주 미국증시에서 발표될 정보통신 반도체 업체들의 3분기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칠 경우 삼성전자는 또한번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가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외국계 증권사가 부쩍 많아졌다. UBS워버그증권과 골드만삭스증권 그리고 CSFB증권 등은 삼성전자가 시장움직임과 유사한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의견을 개진했다.

CSFB증권는 1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보유(Hold)로, 적정주가를 14만 5000원으로 제시했다. 16일 종가가 15만 8000원이니 사실상 매도하라는 셈이다.

CSFB증권은 삼성전자의 적정주가에 대해 크게 2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한다.

먼저 DRAM경기가 단기적으로 좋지 않으나 2001년에는 호전될 것이란 전망아래 적정주가를 12만원에서 13만 7000원으로 제시한다.

또하나 DRAM경기가 내년에도 좋지 않다는 가정아래 삼성전자가 10만원밑으로 하락할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CSFB증권은 삼성전자가 1995년보다 매출구조가 다원화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서 14만 5천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물론 DRAM가격이 조만간 안정을 되찾으면 적어도 30만원대는 회복할 것이란 견해를 유지하는 시장참가자들도 있다. 국내 증권사나 투신사중에서 회사 차원에서 이같은 견해를 발견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펀드매니저 개인적으로 현주가수준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을 늘리는 경우만 있을 뿐이다.

유독 메릴린치증권만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증권사는 16일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전고점수준인 4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증권사도 PC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하지 않고 재고물량을 소진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양호하고 전체 DRAM의 90%를 계약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현물가격 하락의 충격을 상당부문 흡수하고 있다며 매수(Buy)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PER가 7.8배에 불과해 최근 몇년치와 비교해 볼 때 매우 저렴해 바닥권에 근접했다고 메릴린치증권은 주장한다.

이같은 긍정론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은 삼성전자가 국내증시를 견인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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