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당신의 肝은 안녕하십니까?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29분


20일은 ‘간의 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간질환이 많은 세계 22개국이 올해 처음으로 ‘간의날’을 제정, 간질환의 예방 홍보를 펼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급 만성 간질환의 만연 지역으로 통한다.

한국인에서 간질환은 단일 장기에 의한 사망으로는 1위를 차지하는 주요 질환. 199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간질환으로 인한 40대 사망자는 10만명당 41.4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운수사고(30.0명)에 비해 38%나 높았다. 간질환과 별도로 분류되는 간암 사망자도 인구 10만명당 23.5명으로 3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일본 다음으로 높다.

◇만성땐 간경화-간암 불러◇

▽간염〓간세포를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켜 간기능에 이상이 나타내는 질환.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미한 간염부터 급격히 진행돼 사망에 이르는 전격성 간염까지 다양하다. 바이러스 술 약물이 원인이며 이중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80%.

간염 바이러스는 A B C D E형 등이 있다. A형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고 D E형은 국내에 환자가 거의 없다. 문제는 B형과 C형. 만성 간염환자의 60∼70%는 B형 간염, 15∼20%는 C형 간염. 이중 C형이 증가하는 추세다. 간염의 대부분은 합병증이 없이 수개월내 회복되는 급성이지만 6개월 이상 간세포 파괴가 계속되는 만성 간염환자중 일부는 간세포가 굳어지는 간경화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초기 증상은 전신피로감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 등. 가끔 오른쪽 윗배가 아프고 미열이 있다. 평소 좋아하는 커피나 담배 맛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는 관절통이나 피부 발진 등을 보인다. 황달기에 접어들면 눈이나 피부에 황달이 나타나고 온몸에 가려움증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황달이 안나타난다. 회복기에는 모든 증상이 서서히 없어지고 황달도 없어진다.

◇혈액-주사등으로 전염돼◇

▽C형 간염〓B형 간염은 5세 이전에 감염돼 사춘기에는 보균상태로 있다가 어른이 돼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 영아 때 백신을 맞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C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 안돼 예방이 어렵다.

또 B형 간염은 만성화율이 5% 이하인 반면 C형 간염은 만성화율이 70%이며 이중 20%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행된다. 만성 간염 환자를 8년 동안 추적한 결과 B형 간염의 자연치유율은 38%인데 비해 C형 간염은 2%에 불과하다. 간암으로 이행된 비율도 15%로 B형 간염의 3배에 달한다.

▽전염경로〓B형 간염은 B형 간염 환자나 보균자의 혈액 혈청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또 환자의 체내 분비물 즉 타액 소변 정액 대변 등도 감염원. 특히 피부나 입안에 상처가 있을 때 쉽게 감염된다. 감염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간염보균자나 만성간염이 된다. 공기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입을 통해 전염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타액을 섭취해야만 전염되므로 실제 가능성은 희박하다.C형은 주로 수혈 성행위 주사 등으로 감염된다. 비위생적으로 침을 맞거나 귀뚫기 문신 등으로 감염될 수도 있다.

◇인터페론-라미부딘 효과 좋아◇

▽치료법〓과거에 가장 많이 쓰였던 치료제는 알파 인터페론 주사. 4∼6개월 동안 맞으면 B형과 C형 간염 환자의 20∼30%에게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여성, 증세가 가벼운 환자, 만성 간염의 기간이 짧은 환자, 간기능 수치가 높은 환자 등에게 효과적이다.

에이즈치료제로 개발됐으나 간염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라미부딘은 B형 간염치료제. 1년 이상 하루 한 알씩 먹으면 50∼90%에서 효과가 있다.

미국 마이애미대 유진 쉬프교수팀은 “만성 간염환자 43명에게 라미부딘을 1년 동안 투여한 결과 86%에게서 간염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특히 21%는 완치됐다”고 지난 5월 유럽간학회에서 발표. 그러나 환자에 따라 1년 이상 쓸 경우 효과가 떨어지고 내성이 생길 수도 있다.

C형간염은 알파 인터페론 주사를 맞으며 리바비딘을 먹는 것이 최신 치료법. 환자의 40∼50%에게 효과가 있다.

(도움말〓대한간학회 02―749―0822)

<이호갑기자>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