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모건 스탠리]"12월전에 공적자금 투입해야 증시붕괴모면"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4시 10분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MSDW)은 13일 공적자금을 늦어도 12월전에는 투입해야 국내증시가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부실기업주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도덕적 해이를 근본적으로 치유해야 공적자금 투입의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증권사는 500선 붕괴의 원인을 해외변수보다는 국내요인에서 찾는다. 금융과 기업구조조정 그리고 도덕적해이가 향후 국내증시의 반등여부를 결정할 변수로 설명한다.

먼저 금융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fairly satisfactory)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동안 한국정부가 100개이상의 신용금고와 20개의 종금사 그리고 7개 은행을 퇴출시킨 것에 후한 점수를 준다. 특히 IMF체제이후 올연말까지 40% 가까운 금융기관 종사자들을 구조조정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물론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고 조언하는 것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75조원 규모의 기업부채를 줄였다. 그러나 IMF구제금융을 요청할 당시 국내기업의 부채총액 620조원을 GDP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로 45조원에서 60조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추정한다. 한국기업들이 자산매각과 내부잉여현금흐름을 통해 20조원에서 40조원 정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한국정부가 정부가 50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무수익여신을 청소하려면 반드시 12월이전에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내년엔 경기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내년도 GDP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아진다.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GDP 성장률이 하락하면 기업수익도 올해보다 악화된다. 그러므로 올해안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근 사회문제로 부상한 부실금융기관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도 기업구조조정의 연장선상에 놓인 문제라고 평가한다. 즉 정부부채를 늘리고 기업부채를 줄이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부실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게 MSDW의 예상이다.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을 대표적인 예로 든다.

그렇다고 모든 한국기업들이 도덕적 해이로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쌍용그룹과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해 일단 후한점수를 준다. 물론 현재 모습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적극적인 변신노력이 없으면 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기업부채를 탕감해줘도 시장은 신뢰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증시를 관망하라고 추천한다. 섣부른 매매에 참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동시에 비관론을 양산하는 현상의 이면에 숨어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즉 앞으로 수개월동안 천천히 지금보다 좋은 가격대에서 우량주들을 분할매수하라고 권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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