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관계자는 하반기 보너스가 날라갔다 며 D사는 자체 과징금과 지난해 인수한 E사의 과징금까지 합쳐 근 1000억원의 생돈 을 내게 돼 자중지란 상태 라고 전했다. B사 관계자는 어차피 회사가 사양산업인 석유산업에서 업종전환할 것을 고려중인데 이에 기름을 부은 격 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공정위 결정의 각론에 대화가 미치자 분위기가 사뭇 바뀌었다. 한 관계자는 일부 관계자들이 담합 을 인정했다지만 공정위 조치는 군납시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것 이라고 볼멘 소리를 뱉었다.
기름을 공급받을 군사시설과 각사 정제공장의 위치를 고려해 물류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을 의논한 것도 담합이냐. 앞으로는 정부가 송유관을 직접 마련해 원하는 회사 기름을 받아가든지 수입하라.
한걸음 더 나아가 군납시장 자체에 대해선 이럴 바엔 규모도 작고 마진도 적은 군납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 고 막말 에 가까운 입장을 밝혔다.
현재 진행중인 소매물량(총 매출액의 40%이상)의 담합조사에 대해서도 그 복잡한 유통구조를 꿰뚫어 증거를 찾기는 어려울 것 이라는 반응이었다.
이들의 반응에서 지금까지 에너지 안보 의 보호막 아래 성장해 온 국가전략산업 의 자존심과 책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직도 가진 것이 충분하다는 뜻일까. 아니면 30년이 넘은 독과점 구조와 그 그늘 아래 자리잡아 온 독과점 의식이 먼저 깨지지 않고는 아무 것도 달라질 게 없다는 서글픈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
사상 최대의 과징금 , 그 다음의 조치는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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