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경련의 긴급 苦言

동아일보 입력 2000-09-21 19:31수정 2009-09-22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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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이 김각중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긴급 회장단 간담회를 열고 최근의 불안한 경제상황과 관련해 8개항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했다. 전경련은 경제위기론이 지나치게 증폭되는 것을 우려해 ‘경제불안 요인은 있으나 각 경제주체가 합심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등 지금의 상태가 3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때와 같다고 보기는 어렵고 경제위기 의식이 공황심리로까지 확대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현재 안팎으로부터 밀어닥친 시급한 경제현안 해결을 지연시키거나 잘못 처리하면 심각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 회장단이 긴급히 모여 건의서를 채택했다는 것 자체가 긴급한 상황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경제의 위기감은 유가 급등, 반도체값 폭락,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 등 외생 변수에 내부 문제가 겹쳐 증폭된 것이다. 오히려 정책의 선택 폭이 제한된 외생 변수보다 내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정부의 위기 대처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 추락, 구조조정의 지지부진, 정쟁 격화와 국회 공전으로 인한 경제관련 법안의 처리 지연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IMF 위기 직후의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의 낭비 요인을 최소화하라는 전경련의 고언(苦言)은 정부를 비롯해 모든 경제주체가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정부가 IMF 졸업을 ‘공식’ 선언하고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면서 김대중 정부의 경제 챙기기가 느슨해진 것이 사실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경제팀은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국정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전경련은 대우자동차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해달라고 건의했다. 포드가 손들고 나감으로써 이미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태에서 대우차의 신속한 처리에 더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데 재계의 의견이 대체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제값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라도 국내 회사의 인수를 제약할 필요가 없고 분할매각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전경련은 특히 여야가 대승적 차원에서 정상 기능을 회복해 국회에 계류 중인 32개 경제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망했다. 공적자금도 과거 잘못 사용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따지고 책임 소재를 물으면서 연내에 금융구조조정을 완료하고 돈 흐름의 경색이 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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