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상업화에 두손 든 올림픽

  • 입력 2000년 9월 14일 19시 01분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한 ‘스포츠의 제전’ 올림픽.

순수함이 최고의 마케팅이란 찬사까지 들었었지만 시대의 흐름을 탄 상업화엔 두손을 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운영자금과 각종 경기장시설 확충 등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을 충당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후원업체를 선정, 재원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올림픽때마다 후원업체는 물론 기타 기업들까지 지나치게 상업주의에 빠지는 바람에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IOC는 올림픽의 상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고의 돈벌이 기회’를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다양한 마케팅 방법엔 속수무책이다.

IOC는 시드니올림픽을 상업주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일찌감치 ‘팀 밀레니엄 올림픽 파트너’를 선정한뒤 후원업체 이외의 모든 마케팅 행위를 금지시켰다. 역대 최고의 ‘상업주의 올림픽’으로 불명예를 떨친 96애틀랜타올림픽 때 기승을 떨친 ‘매복마케팅’을 금지하는 법규를 만드는 등 상업화 탈피에 심혈을 기울였다. 매복마케팅은 올림픽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나 내용을 담은 내용을 피한채 ‘가자 시드니’ ‘출발 2000’ 등과 같은 간접적인 문구와 갖가지 아이디어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

하지만 세계 각국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이미 시드니 현지에 매복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다 다른 기업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어 IOC를 자극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올림픽 로고나 올림픽이란 용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다 경기장밖에서 합법적으로 공간을 임대하고 있기에 IOC도 마땅히 규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게다가 공식 후원업체도 투자한 돈이상을 뽑기 위해 후원제품이외의 자사제품 광고에 너나없이 몰두하고 있어 IOC로부터 경고를 받는 등 ‘또다른 상업주의 올림픽’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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