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이형택 아쉬운 패배…"또다른 신화를 꿈꾼다"

입력 2000-09-05 16:48수정 2009-09-22 05:4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으며 뛰어난 서비스 리턴을 갖고 있는 훌륭한 선수다.”

혼쭐난 ‘코트의 제왕’은 경기가 끝난 뒤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패자에 대한 공연스런 찬사는 아니었다. 메이저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정상급 기량을 한껏 치켜세운 것이다.

패기만만하게 신천지를 열어가던 ‘기적의 사나이’ 이형택(24·삼성증권)이 아쉽게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새롭게 눈을 뜬 그는 벌써부터 또 다른 신화를 향해 줄달음질칠 태세다.

▼관련기사▼

▽이형택, 샘프러스에 패배
▽이형택-샘프러스 경기통계
▽이형택, 세계 톱랭커와 대등한 경기
▽이형택 "누구라도 해볼만 하다"
▽샘프라스 "고전하다 운좋게 1세트 따냈다"
▽외신들 이형택 선전 일제히 타전
▽이형택, 국내남자 사상 최고랭킹 확실
▽US오픈 16강 이형택 키운 주원홍감독

5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 아더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1500만달러) 남자단식 4회전. 세계 182위로 예선통과자인 이형택은 메이저 13회 우승의 세계 최강 피트 샘프러스(미국)에게 0-3(6-7, 2-6, 4-6)으로 아깝게 패했다.

이형택은 첫세트에서 몸이 덜 풀린 샘프러스를 맞아 조금도 밀리지 않으며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고 게임 스코어 6-6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타이브레이크 들어 4-6으로 뒤진 상황. 이형택은 손쉬운 위닝샷 기회에서 발로 네트를 건드리는 바이얼레이션으로 세트 포인트를 뺏겨 땅을 쳤다.

이날만큼은 하늘마저도 그를 돕지 않았다. 2세트 들어 갑작스런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 것. 경기 초반 컨디션이 나빴던 샘프러스는 쉬는 동안 몸을 추스른 반면 이형택은 페이스를 잃었다. 2시간30분만에 재개된 경기에서 이형택의 스트로크는 무뎌졌고 샘프러스는 예의 강력한 서브와 네트플레이를 앞세워 위력을 떨쳤다. 이날 이형택은 24개의 에러로 27개의 샘프러스를 압도하며 안정된 경기운영을 보였고 과감한 패싱샷과 드롭샷 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최고 시속 212㎞로 14개의 에이스를 낚은 샘프러스의 파워 서브를 막아내기에는 힘이 부쳤다.

이형택은 비록 8강 문턱에서 주저앉았으나 강호들을 연파하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남자 테니스에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었다. 또 자신감과 함께 세계랭킹을 70위 이상 끌어올리며 정상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

6일 오후 귀국하는 이형택은 팀동료와 윤용일과 짝을 이뤄 시드니올림픽 남자복식에 출전한 뒤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투어와 챌린저 대회 등에 잇따라 나선다.

한편 여자단식에서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지난해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 2번 시드 린제이 데이븐포트(이상 미국)가 나란히 8강에 올랐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