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앙갚음 너무 고소해"

  • 입력 2000년 8월 17일 23시 35분


두산이 3―1로 앞선 9회말.

전날 9회말 4점차 역전승을 거둔 LG는 선두 양준혁의 투수앞 내야안타와 스미스의 가운데 안타로 무사 1, 2루의 황금찬스를 만들었다.이어 김재현의 번트로 1사 2, 3루.

이 상황에서 두산 김인식감독은 마무리 진필중(28)을 마운드로 올려 승부수를 띄웠다. LG의 다음타자는 전날 진필중으로부터 2타점짜리 끝내기 2루타를 날려 ‘히어로’로 떠올랐던 안재만이었음에도 ‘맞불작전’을 편 것.

어차피 진필중이 팀의 기둥투수인바에야 다시 한번 설욕의 기회를 준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인식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성공했다. 두산 진필중은 안재만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뒤 고의 볼넷에 이어 최동수를 떨어지는 변화구로 삼진처리, 팀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의 3―2 승리. 경기가 끝나자 두산 김인식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었고 진필중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두산 김동주는 3회 1타점짜리 좌중월 2루타를 때려낸뒤 8회 결승 2점홈런까지 날려 팀의 3타점을 혼자 올렸다. 사직에선 현대 퀸란이 롯데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4회 32호 홈런을 터뜨려 선두 이승엽(33개)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3경기 연속 홈런의 상승세.

이로써 이승엽―퀸란―송지만은 각각 1개차로 나란히 홈런더비 1,2,3위에 올라있어 올시즌 홈런왕은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됐다.

이 경기에서 현대는 선발로 에이스 정민태를 내고도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8회 2사까지 4―0으로 앞섰으나 아웃카운트 4개를 잡지 못해 손에 쥔 승리를 놓쳤다.

롯데는 8회 2사후 정민태가 마운드를 물러나자 2사 1,2루에서 박정태가 1타점짜리 가운데 적시타를 날린뒤 4번 마해영이 위재영으로부터 좌월 3점홈런을 뽑아내 극적으로 승부를 4―4 동점으로 만들어냈다.14승에 도전한 정민태로선 땅을 칠만한 상황이었다.

연속경기 2차전은 2―2로 맞선 연장 12회초 박종호가 결승 1점홈런을 날린 현대의 3―2 승리.

대전에선 선발 최상덕의 8과 3분의1이닝 동안 5안타 2실점 호투를 앞세운 해태가 8―2로 이겼다.

<김상수·주성원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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