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태권도 종주국 자존심 유지 전략

  • 입력 2000년 8월 10일 09시 58분


태권도에는 남녀 8개씩 총 16개 체급이 있다.

하지만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시드니올림픽서는 세계선수권의 절반인 남녀 4체급씩 총 8개의 금메달만 걸려있다.

이번 올림픽 태권도에는 두 가지 흥미로운 예외규정이 있다. 먼저 한 나라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국가별 최대 참가 체급이 4개로 한정됐다.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인 한국의 메달싹쓸이를 막기 위해서다.

체급당 참가인원도 단 한명으로 제한됐다. 한국도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다면 이 정도쯤은 감수하자는 입장이다.

두번째는 개최국 호주는 홈어드밴티지를 인정해 8개 전체급에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무슨 동네대회 규칙이냐고 항의할지도 모르지만 엄연히 그렇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너무 잘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못해서도 안되는 묘한 입장에 처해 있다. 가능한 4개 메달을 모두 따낸다면 한국의 독주종목으로 인식돼 정식종목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또 못한다면 종국국 체면을 구기게 된다. 아주 많은 명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어쩔 수 없는 한 입 두 얘기를 보면 이는 쉽게 이해된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으로 한국이 독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한편,국내에서는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4체급 모두 금메달을 따야한다고 독려한다.

이렇게 해서 한국의 황금 금메달 목표치는 3개. 싹쓸이의 비난도,종주국 망신도 피할 수 있는 수치인 셈이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전 종목 통틀어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던 남자헤비급의 김제경이 얼마전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직을 사퇴하는 등 금메달 전선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남자 헤비급은 김제경 하나만 믿고 한국이 택한 종목으로 그만큼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시드니올림픽의 태권도. 이래저래 한국사람들에게는 가장 관심이 쏠리는 종목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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