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뉴욕, 영화제작의 천국…촬영허가·로케·경찰동원 공짜

  • 입력 2000년 8월 8일 18시 53분


패트리샤 리드 스코트
패트리샤 리드 스코트
“뉴욕시에서 영화를 제작한다면 3P가 무료입니다. 촬영허가(Permissionn), 로케이션(Public Location), 경찰 동원(Police)에 돈을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뉴욕시 영화 극장 방송 커미셔너 패트리샤 리드 스코트는 뉴욕이 영화제작장소로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은 것은 시 차원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영화촬영을 시청에 신청하거나 현장촬영 때 일정요금을 부담해야한다. 또 경찰을 동원할 경우 비번인 경찰을 출연시키는 대가로 출연료를 줘야 한다.

뉴욕시는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취임한 94년 이후 영화와 TV프로그램 제작을 유치하기 위해 이를 모두 면제했다. 심지어 영화제작 차량에 대해 살인적인 뉴욕시의 주차료까지 전액 면제해줬다. 또한 원스탑 방식 서비스를 도입, 영화촬영을 위해 필요한 교통통제나 경찰차나 소방차량 동원 등의 모든 문제를 뉴욕시 영화 극장 방송 커미셔너 사무소에서 관할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영화제작에 얼마만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일까. 엄청난 체구에 인자한 할머니같은 인상의 스코트는 빙그레 웃으며 예를 하나 들었다.

“브루스 윌리스와 덴젤 워싱턴 주연의 ‘비상계엄’(The Siege·98년작)을 촬영할 때는 맨해튼 시내로 탱크가 진입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브룩클린교의 교통을 완전 차단한 적도 있습니다. 맨해튼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브룩클린교는 뉴욕에서도 가장 차량통행이 많은 다리라 차량통행이 가장 적은 일요일 오전 4시간의 교통통제였지만 수백명의 교통경찰을 동원하느라 영화 장면 못지 않은 ‘군사작전’을 펼쳐야 했습니다.”

뉴욕시는 왜 이 분야에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문화예술의 수도라는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일까.

“뉴욕시가 영화관련 사업 지원에 책정하는 예산은 한해 200만달러입니다. 하지만 그를 통해 뉴욕시에 풀리는 돈은 직접적으로만 26억달러, 관련 산업에 대한 파급력과 관광수입, 일자리 창출까지 고려할 경우에는 100억달러에 이릅니다.”

하지만 94년이후 계속 증가추세에 있던 영화제작 유치수익은 98년 25억6833만달러에서 99년 25억2221만달러로 처음으로 감소했다.

“물가가 싼 데다 영화제작에 면세혜택까지 주는 캐나다와 호주가 영화제작의 새로운 명소로 부각하면서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까지 토론토나 시드니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뉴욕이 지닌 매력까지 훔쳐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매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빠르게 움직이는 뉴욕의 인파에 카메라를 들여대 보세요. 그속에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뒤섞여 만들어 내는 갖가지 드라마와 코미디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미국영화의 시장이 세계로 확대될수록 뉴욕이 더욱 매력적인 영화도시로 떠오르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뉴욕〓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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