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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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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복지재단(이사장 이성희·李聖熙)과 동아일보사는 공동으로 북한 어린이 집단 구충사업을 펼치기로 하고 구충제 알젠탈(신풍제약) 250만정 등 22억6000만원(약 201만달러)상당의 의약품을 25일 인천∼남포항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전달된 이 의약품은 북한 조선의약협회를 통해 평양 제1인민병원 등에 공급돼 13세 미만의 북한어린이 250만명의 구충사업에 사용된다.
<관련기사>
①96년설립 한민족 복지재단은
②한민족재단 장 기천 운영이사장 일문일답
한국건강관리협회의 협조로 동아일보와 한민족복지재단이 공동 추진하는 대북 구충사업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민간차원의 대북 보건 의료지원사업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앞으로 10만명분의 검사장비를 동아일보와 한민족복지재단에 지원해 대북 구충사업이 향후 5년간 지속되도록 할 계획이다.
구충사업은 어린이들의 성장과 영양 공급에 직결되는 문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98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 어린이의 15.6%는 극심한 영양실조이고, 61.3%는 만성적인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영양실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생충 감염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간디스토마는 간경화를 유발하고, 일반 기생충은 빈혈과 영양결핍으로 연결되며, 회충은 장파열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구충사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구충사업은 또한 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기생충 감염의 경우 대체로 5년 정도의 관리기간을 거치면 치유가 가능하다. 따라서 일회성 지원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윤청하(尹淸夏)총무국장은 “약품만 일회성으로 지원할 경우 재감염의 우려가 있다”며 “협회는 향후 5년간 약품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측이 스스로 검사 및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 의료지원은 구충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단지 시작일 뿐이다.
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金亨錫)사무총장은 “한민족복지재단은 대북 구충사업에 이어 다음달부터 북한어린이 급식 및 구호사업을 함께 벌일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북한의 각 도청소재지에 병원을 건립하는 등 의료부문의 대북 사업도 전개해 남북 화해와 교류, 협력에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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