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복덩이 용병" 칙사대접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성적만 내준다면 뭘 못해줄까.’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 선수단의 식단은 두 가지다. 중국 용병 마청칭(1m96)과 위잉(2m)을 위한 메뉴가 따로 있다. 잘 먹고 힘 잘 쓰라는 배려다. 음식 재료도 중국에서 직수입한 것이 많다. 이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팀매니저는 걸핏하면 중국산 제품의 집산지인 인천에 간다. 중국에서 건너온 음식을 사다 나르고 중국집에서 요리까지 배우고 있다.

1963년 창단한 국민은행은 30년 넘게 정상을 달린 명문구단. 하지만 프로출범과 함께 99겨울리그 3위, 99여름리그 4위, 2000겨울리그 5위 등 쇠락의 길을 걸었다. 센터 부재가 가장 큰 원인. 용병제도가 도입되면서 한풀이라도 하듯 장대 센터 2명을 뽑았다. 팀성적을 좌우할 이들에게는 당연히 ‘칙사대접’이 따랐다. 전담 통역 1명 외에 해외영업부에서 근무하던 중국어과 출신의 직원을 아예 농구단 프런트로 발령냈다.

부천 팀숙소에는 2m50짜리 침대를 새로 주문 제작해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했고 가끔 선물도 줬다. 1주일에 한두번은 인천의 한 정통 중국집에서 외식을 하고 있다.

골밑이 두꺼워진 국민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강호 현대건설에 2전전승을 거두는 등 4승4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어쨌든 투자한 만큼 결실을 얻은 셈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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