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삼성, 스미스 침묵에 이기고도 시무룩

  • 입력 2000년 6월 21일 02시 12분


‘나란히 홈런 19개. 그러나 요즘 성적은?’

20일 대구 홈 경기에서 삼성은 해태를 상대로 20개의 안타를 치고도 어딘지 허전한 모습이었다. 바로 용병 타자 스미스 때문.

삼성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타자 전원 득점’의 진기록을 세웠다. 선발 라인업의 모든 선수가 한 차례 이상 홈을 밟아 본 것. 그러나 삼성은 ‘선발 타자 전원 안타’기록을 세우는데는 실패했다. 홈런 19개로 선두와 1개차인 ‘홈런 타자’ 스미스는 삼성 타선이 무려 18점을 뽑아내는 동안 홈런은커녕 볼넷 2개를 골라냈을 뿐 병살타와 파울플라이 등 3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 5월 한달동안 11개의 홈런을 친 스미스는 6월 들어 홈런을 단 1개밖에 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승엽은 이날 19호 홈런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6월 15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뽑아내 특유의 ‘몰아치기’에 시동을 걸었다. 어쩌면 이날 삼성의 두 ‘홈런 타자’들의 명암은 삼성 김용희 감독의 ‘마음 고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 이날만큼은 걱정없이 웃었을 김용희 감독이겠지만 ‘스미스가 잘 나갈 때 이승엽이 침묵하고, 이승엽이 살아나자 스미스가 수그러든’ 상황이 최근 승보다 패가 많았던 삼성의 최근 성적을 반영하는 듯했다.

<대구〓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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