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냉전―안보 도시 파주·연천 '통일관광 1번지'로 뜬다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00분


수도권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와 연천에 ‘통일바람’이 불고 있다. 냉전이미지를 벗은 새로운 통일관광지 조성과 함께 공단과 골프장, 경마장 등 그동안 이중 삼중의 규제 때문에 꿈도 꾸지 못했던 개발사업이 접경지역에서 계획되고 있는 것.

경기 파주시는 임진각 관광지 안에 ‘만남의 장’ ‘평화의 종’ 등을 새롭게 마련하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선보인다. 6·25전쟁시 전선(戰線)을 누비며 소식을 전하던 참전국 종군기자들과 그 가족 37명이 23일 당시 프레스센터가 있던 파주를 첫손님으로 찾는다.

임진각에서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만남의 장’. 이곳엔 높이 1.5m 길이 90m의 대형 소식판이 설치돼 참전 전우를 찾는 노병(老兵)이나 이산가족들의 사연으로 가득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평화의 종’ 타종 이벤트는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종을 칠 수 있게 해 가족이나 친목모임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파주시는 관광객들을 위해 비무장지대(DMZ) 내의 실제 철조망을 수거해 만든 ‘녹슨은 철조망’을 기존의 액자형 한 가지에서 도자기형과 주물금속형 등 세 가지로 늘려 판매한다. 이 상품은 통일 독일이 베를린 장벽을 상품화했던 것을 ‘벤치마킹’한 것.

한편 경기 연천군은 통일 전초기지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KOREA 평화공단’과 골프장 및 경마장 건설 등의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전자제품이 주로 생산될 평화공단은 전곡읍 은대리 일대 300여만 평에 조성될 계획이며 연천읍 옥산리 70여만평의 군 사격장은 군 당국과의 협조를 거쳐 경마장으로 꾸며질 예정. 또 왕징면 강내리 야산에는 18홀 골프장을 포함한 레저시설이, 임진강 상류지역인 군남면 진상리 일대 50만평에는 폐쇄된 한탄강 관광지를 대신한 시설이 들어선다.

연천군 관계자는 “접경지역 개발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도 화해분위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통일시대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지역인 만큼 적극적으로 개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연천〓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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