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곡성署 '공부방' 개설…중고생에 보충수업

  • 입력 2000년 6월 19일 01시 12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전의경 아저씨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너무 기다려져요.”

전남 곡성군 곡성여중 김재희양(16·3년)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읍내 경찰서로 달려간다. 곡성경찰서 청사 2층 회의실에 마련된 ‘청소년 공부방’에서 ‘보충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곡성경찰서가 공부방을 개설한 것은 지난 12일. 읍내에 중고교생이 다닐만한 학원이 없는데다 도시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촌지역 사정을 감안해 청사 회의실을 공부방으로 꾸몄다.

이 곳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은 중학생 75명과 고교생 34명 등 모두 104명. 이들은 서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출신 전의경 4명으로부터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두시간씩 영어와 수학을 배우고 있다. 곡성경찰서는 강의가 끝나면 읍내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112순찰차 5대로 학생들을 태워다 주고 있다.

서울대 재료공학과 2학년을 다니다 입대한 김병택수경(23)은 “학생들의 학습열의가 대단해 큰 보람을 느낀다”며 “가끔 대학 생활이나 경찰의 활약상 등을 얘기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곡성고 2년 박동준군(17)은 “그동안 경찰서가 멀게만 여겨졌는데 지금은 친형같은 전의경 아저씨들 때문에 가깝고 친근한 곳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곡성〓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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