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성기 제약협회장 "의약분업 정착 노력"

  • 입력 2000년 6월 18일 20시 04분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의약분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제약업계가 적극 동참하고 특히 24일까지는 전국 약국에서 필요로 하는 약이 모두 공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제약협회 임성기(林盛基·한미약품 회장)회장은 18일 의약분업이라는 새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제약업체도 살아남지 못한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안전한 의약품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약분업의 영향이 큽니까.

“약의 소비 패턴과 유통에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선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의사가 처방해 주지 않는 약은 약국에서 소비가 안되므로 경쟁이 치열해져 일부 업체는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내 업계가 위기감을 느끼겠군요.

“의약분업은 오리지널 제품을 생산하는 외국업체에 상당히 유리한 환경이죠. 국내 업체 입장에선 열악한 조건에서 연구 개발 생산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데 당기 순이익이 매출액 대비 2∼3%가 안되니 어렵습니다.”

―국산약 수준은….

“‘국내약 50% 약효없다’는 최근 언론 보도가 약에 대한 강한 불신과 우려를 던져줬습니다. 비교용출시험 자료를 안낸 약품이 절반이나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것만으로 약효가 없다고 비약하긴 곤란합니다.”

―오리지널 제품보다 약효가 떨어지지 않습니까.

“제네릭 또는 카피제품이라고 약효가 크게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국민이 오리지널 제품만 먹게 되면 의료비 부담이 늘고 보험 재정도 악화됩니다. 선진국에서도 제네릭 또는 카피제품의 시장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제네릭 제품의 시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약효는 차이 없지만 싸기 때문이죠. 일부 선진국은 오리지널 제품을 개발한 직후 제3세계에 공급해 독성을 완전히 검증한 뒤 나중에 자국 시장에 유통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오리지널 제품이라고 무조건 안전하고 약효가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제약 산업의 미래는….

“다국적 기업이 시장의 90% 이상을 지배하는 동남아에서는 약품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21세기는 정보산업과 함께 생명공학이 중요한데 생명공학의 한 핵심 분야가 제약 산업입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국민 건강이나 부가가치를 감안해서 약품 시장을 다 외국업체에 내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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