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고객예탁금 12조원 육박…열흘새 2兆이상 늘어

  • 입력 2000년 6월 14일 19시 33분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주식 위탁계좌에 예치돼있는 현금으로 주식 매수를 위한 ‘실탄’으로 언제든지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호재성 재료로 받아 들여진다.

고객예탁금 잔고는 13일 현재 11조3896억원. 12일엔 무려 9486억원이 증가하면서 예탁금이 12조원에 육박했으나 13일엔 4645억원이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2일의 9조3861억원에 비해선 불과 열흘만에 2조원 가량이 급증한 것.

예탁금은 주식투자자들이 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가하는게 일반적. 다만 ‘신규 투자자금’이 유입 되고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번 예탁금 증가의 배경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두가지 견해를 내놓고 있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전략팀장은 “이달들어 외국인들이 2조3000억원가량 순매수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물량을 넘긴 일반인들의 주식매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공모주 청약자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14일까지 15개사가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공모주청약을 실시하는 등 당분간 청약일정은 줄줄이 예정돼있다. 즉 공모주 청약이 잇따르면서 청약→환불→재청약의 자금순환이 위탁계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13일의 예탁금 감소도 엔씨소프트 등 공모주 청약자금으로 쓰기 위한 인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SK증권 박팀장은 “남북정상회담 재료가 소멸된 후 시장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어 고객예탁금이 실제 주식매수 자금으로 전환될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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