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흑상어' 오닐 코트 무적…MVP '만장일치-1표'

  • 입력 2000년 5월 10일 18시 46분


'나는 왕이로소이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흑상어 샤킬 오닐(28·2m16). 인터넷 검색 엔진에서 오닐 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영화, 음악 등 농구와 관련없는 게 잔뜩 나온다. '본업'외에도 여기저기 곁눈질을 하며 외도 를 했기 때문. 오닐은 6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이면서 93년 데뷔앨범 샤크 디젤 을 시작으로 10여장의 음반을 낸 래퍼로도 유명하다.

92년 루이지애나주립대를 졸업하고 그해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올랜도 매직에 입단한 오닐. 3시즌을 뛴 뒤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그는 96년 7월18일 LA레이커스로 이적했다. 7년 계약에 1억2000만달러 천문학적인 금액을 챙긴 그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곱지않았던 게 사실.

본업인 농구보다는 '잿밥'인 배우생활에 더 관심이 많다는 눈총이 바로 그것.이를 위해 헐리우드가 있는 LA를 연고지로 하는 팀을 선택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하지만 정작 오닐은 우승 반지 에 대한 열정 만으로 새 둥지를 찾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런 오닐에게 99∼2000정규리그는 최고의 시즌이었다. 득점(평균 29.7점)과 야투성공률(57.4%)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 리바운드(2위)와 블록슛(3위)에서도 톱3 에 들어 뭐하나 빠지지 않았다. LA레이커스가 팀창단후 두 번째로 높은 67승(15패)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단연 오닐의 활약이 컸다.

10일 그가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했다. 발표전부터 세인의 관심은 오닐의 MVP 등극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표를 얼마나 받느냐에 쏠렸을 정도.

생애 첫 MVP에 오른 오닐은 NBA 사상 최다 득표율의 영예까지 안았다. NBA기자단 투표 결과에서 만장일치에 단 1표가 모자란 120표를 얻은 것. 전무후무할 99.2%의 득표율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96년 세운 종전 최고기록(96.5%)을 깨뜨렸다.

유일하게 '사표(死票)'를 던진 것은 CNN의 스포츠 앵커 프레드 힉먼으로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에게 '붓두껍'을 찍었다. "오닐 없이도 LA레이커스는 여전히 강팀으로 남아 있겠지만 아이버슨 빠진 필라델피아는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MVP 트로피인 '모리스 포도로프컵'의 주인공 오닐은 새로운 신기원에 도전하고 있다. LA레이커스를 정상으로 이끌며 다시 챔피언결정전 MVP에 뽑히는 것. 이럴 경우 오닐은 단일 시즌에 올스타전, 정규리그에 이어 MVP 타이틀을 3개나 차지하게 된다.

그는 플레이오프 6게임에서 시즌 기록을 웃도는 평균 30.7점, 16.8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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