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플레잉코치가 세운 '100승 금자탑'

  • 입력 2000년 4월 30일 23시 41분


“사실 100승만 채우면 은퇴하려고 했는데, 이제 좀더 생각해봐야겠는데요. 지금 그만둔다고 하면 너무 비겁해보이지 않을까요?”

4월30일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이상군은 사뭇 여유있는 표정으로 농담을 던졌다. 이날 ‘최고령 100승 투수’의 기록까지 세운 이상군. 프로야구에서 13번째 시즌을 맞는 만큼 이미 승부에 관한 한 초월할 정도가 될만도 했지만 시종 즐거워했다.

이날 LG와 한화의 잠실 경기는 시작부터 흥미를 끌었다. 프로야구 ‘맏형님’끼리의 선발 맞대결이 벌어졌기 때문. LG 선발 김용수가 60년생, 한화 선발 이상군이 62년생으로 현역 등록 선수중 나란히 고참 순위 1,2위에 올라있다. 양팀의 ‘노장 대결’은 결국 두살이 적은 이상군이 ‘패기(?)’를 앞세워 승리.

“개인적으로 큰 명예지요. 복귀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우승도 하고….”

한화 플레잉코치로도 활약중인 이상군은 96년까지 통산 94승을 올린 뒤 은퇴했다가 지난 시즌부터 다시 마운드에 올라 결국 소원이었던 ‘우승’과 ‘100승’을 모두 이뤘다.

“투심이 잘 먹혀서 중반 이후 은근히 승리를 기대했다”는 이상군은 “오늘 승리로 침체된 팀 분위기가 되살아났으면 좋겠다”며 ‘코치이자 맏형’으로서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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