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이렇게]'아빠 자전거에 우리 동네를 태우고'

  • 입력 2000년 4월 28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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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자전거에 우리 동네를 태우고' 이미옥 시, 한유민그림/ 문원▼

‘눈 뜨고, 코 뜨고, 입 뜨고, 귀도 떠 봐, 그리곤 가슴속에 수십만 가지의 상상을 해 보는 거야.’ 유년 시절의 상상력을 생생하게 그대로 지니고 있는 시인 이미옥은 서문에 이렇게 적고 있다.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한 번 그대로 따라 해보자. 눈, 코, 입, 귀, 그리고 가슴으로 동시집 ‘아빠 자전거에 우리 동네를 태우고’를 읽어보자.

먼저, 동시를 읽기 전에 시인처럼 상상해보자. 그림만 보면서 느낄 수 있는 냄새, 맛, 소리, 감촉을 낱말로 적어보자. 그리고 나서 원래 시인이 고른 낱말과 비교해 보면서, 시를 쭉 훑어 읽는다. 이렇게 오감을 동원해서 시를 훑어 본 다음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시부터 골라 읽어보자.

만약 이렇게 해서 시적 감수성이 키워졌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감성을다시 끄집어내어 시를 좀 더 쉽게 쓸 수 있게 유도하는 방법은 없을까?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감성과 사고의 바퀴를 88열차 돌리듯이 돌려 그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게, 아래처럼 대화로 유도해 보자.

어머니 “자, 모두 눈을 감아보자. 내 마음속에 에너지 바퀴가 있어요. 이 바퀴를 어떻게 해야 빨리 돌릴까? 자, 지금 내가 굉장히 화가 났어요. 바퀴가 어떻게 돌까?”

어린이 “빨리요”

어머니 “색깔이 있다면, 무슨 색깔일까”

어린이 “빨간색이요. 화산이 폭발하는 빨간 색이요. 폭풍우가 치는 것같은 검푸른색이요.

어머니 “자 이젠 에너지 바퀴가 천천히 돌아요. 조용히, 평화롭게 돌아요. 무슨 색이 보여?”

어린이 “은색요. 달빛이 비추는 은색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표현훈련을 해보자. 즐거움, 슬픔 등의 감정을 색깔로 표현해 보게 한다. 그리고 60쪽의 동시, ‘기다리는 마음’을 다시 읽게 한 다음, 누군가를 또는 생일을 기다렸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의 감정과 느껴지는 색깔을 표현해 볼 수 있도록 위의 대화처럼 유도한 다음, 3분 안에 재빨리 단어, 어구, 문장을 막 풀어낼 수 있도록 유도해 보자.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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