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국립극장 50주년' 수궁가 내달 6~14일 기념공연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8분


4월29일 국립극장이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50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워진 국립극장은 우리 나라 신극의 중심으로 출발해 창극 무용 오페라 발레 교향악 국악관현악 등 국내 공연예술계의 토대를 마련해왔다.

극장사 연구의 권위자인 단국대 유민영 교수는 “국립극장 50년사에서 중요한 세 가지 전기(轉機)는 한국전쟁과 1973년 서울 장충동으로의 이전, 그리고 올해의 민간위탁”이라고 말한다. 창설 두 달만에 한국전쟁이 발발함으로써 원래 예정됐던 지방 국립극장(부산, 대구)을 세우지 못한 것이 중앙과 지방의 문화적 격차를 심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것. 두 번째로 당시 한국 문화의 메카였던 명동을 버리고, 1973년 현재의 위치인 장충동 남산 기슭으로 이전해 ‘대관전문 극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교수는 “올해초에 실시된 책임운영기관 제도의 도입으로 연극현장의 어려움을 뼈아프게 겪은 40대의 혈기방장한 극장장이 앉았고, 적극적인 관객유치와 창조적인 기획으로 국립극장이 변화의 계기를 맞고 있다”고 기대한다.

실제 올해 민간 위탁이후 적극적인 예술마케팅 전략으로 객석 점유율이나 유료 관객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3월 중순 공연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겨레의 노래뎐’의 경우 3회 공연에 총 관람객 수는 2428명(유료율 50%)으로 지난해보다 유료관객 수가 1회당 평균 104명이 늘어났다. 국립극단의 ‘태’(오태석 연출, 4월1∼9일)도 당초 계획했던 10회 공연 외에 특별공연 3회가 더해질 만큼 성황을 이뤘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 3년간 20%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유료관객이 60.5%를 기록했다는 점.

김명곤 국립극장장은 “국립극장이 권위적인 분위기를 버리고, 시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최근 대극장과 소극장의 명칭을 인터넷 공모를 통해 각각 ‘해오름 극장’ ‘달오름 극장’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바꿔 5월6일부터 사용하며, 분수대광장 주차장을 별관 운동장으로 옮기는 공사는 18일 마무리됐다. 앞으로 분수대광장은 나무와 잔디가 심어진 ‘문화광장’으로 탈바꿈해 ‘토요문화광장’ ‘문화 9일장’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국립극장 50주년 기념행사는 5월6일 오후2시 ‘해오름 극장’에서 열리며, 축하공연으로 고(故) 허규 전 극장장의 유작 대본을 신임 김명곤극장장이 연출한 완판 창극 ‘수궁가’(안숙선, 조통달 출연)가 이날부터 14일까지 열린다. 4시. 02-2274-1172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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