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휴전선인근 땅값상승 "글쎄…"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면서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 등 휴전선 접경지역 땅값이 다시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대규모 관광특구 등이 들어서거나 군사시설보호구역 제한이 풀린다면 큰 폭의 가격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비해 거의 개발이 안된 상태여서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엄청난 개발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남북 합의가 이뤄져도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마련되기 전에는 땅값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망.

▽어디가 얼마나 오를까〓72년부터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까다로운 제약을 받아온 경기 파주 연천 김포, 강원 화천 양구 철원 등이 관심지역이다. 국토연구원 등 전문 연구기관에서는 정상회담으로 화해무드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보호구역의 굴레를 벗게 되면 땅값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초 대북 사업이 활발해졌을 때 이들 지역의 땅값은 10% 가까이 올라 ‘북풍 효과’가 어느 정도 검증되기도 했다. 파주 문산의 경우 안보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파주읍 향양리, 문산읍 마정리, 장산리, 당동리 등이 유망 지역. 철원은 금강산에 닿는 경원선 철도가 지나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물류기지와 환경생태공원 등으로 개발이 점쳐지고 있다.

단절된 민통선 지역과 남북철도 연결구간도 관심지역. 파주 일대 민통선 구역인 군내면 등은 대북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일 때마다 땅값이 꿈틀대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가능성이 있는 ‘설악권’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섣부른 투자는 금물〓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을 때마다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기는 했지만 투자이익을 챙긴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발표된 적이 없는데다 군사보호구역도 조기에 해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도 “땅값 상승을 점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이사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여유자금을 묻어둔다면 몰라도 단기간에 투자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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