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선물시장 춤추면 한국증시는 널뛴다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지난해부터 미국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미국 증시지표는 이제 국내 투자자들에게 필수적인 투자지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양국간 시차 때문에 다우존스 나스닥 등 대표적인 현물지수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점. 따라서 이들 지수의 움직임을 미리 반영하는 선물지수가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카고 선물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S&P500선물과 나스닥100선물. 이론적으로는 선물지수가 오르면 현물시장도 강세를 보이고 반대로 지수가 내리면 약세를 보여야 하지만 반대로 움직일때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글로벡스 24시간 전산 거래

▽S&P500선물〓S&P500선물은 미국내 대형기업들이 편입된 S&P 500지수를 상품으로 거래하는 선물. 국내시장으로 치면 KOSPI200선물지수와 비슷하다. 이 지수는 오전8시반∼오후3시15분(뉴욕시간)까지 거래된다. 이와는 별도로 전산거래방식으로 24시간 거래되는 S&P500글로벡스(Globex)선물이 있다. 24시간 거래가 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개장시간에도 이 선물지수는 끊임없이 변동하며 다음날 미국시장의 향방을 가늠케 한다.

S&P500선물의 1포인트당 가격이 250달러, 후자가 50달러라는 점에서 빅S&P500선물과 미니S&P500선물로 불리기도 한다. 글로벡스는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전산시스템 이름이다.

◆코스닥투자자에 유용

▽나스닥100선물〓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도소매 및 생명공학산업을 대표하는 나스닥의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만든 나스닥100지수를 상품으로 거래되는 선물지수. S&P500선물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움직임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면 이 지수는 나스닥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코스닥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편입비중 상위 10대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시스코시스템 MCI월드컴 델컴퓨터 선마이크로시스템 암젠 아마존닷컴 야후 레벨3커뮤니케이션즈 등이다.

◆美증시 예측 국내에 큰 영향

▽국내시장과의 관계〓일단 이들 선물지수는 다음날 미국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S&P500글로벡스선물의 경우 1포인트가 오르면 다우지수가 8포인트 오르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 움직임이 국내에도 유사한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한국 증시는 5일 사상최대하락폭인 72.73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날 장중에 S&P500선물 글로벡스는 10포인트 이상 떨어지자 미국증시의 폭락을 예견한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물량을 쏟아냈기 때문.

◆최근 변동 불규칙… 과신 말아야

▽선물지수 맹신은 금물〓미국 선물지수의 움직임이 한국증시의 움직임과 반드시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선물지수가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나스닥선물지수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하락한 경우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춘택대리는 “2,3개월동안 나스닥100선물지수가 장중에 코스닥지수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몇일간은 나스닥100이 올라도 코스닥에서는 차익실현매물이 쏟아져 지수가 급락했기 때문에 나스닥선물이 오른다고 코스닥이 반드시 오른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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