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다. 요즘 계절학기 수업을 받기 위해 매일 학교버스를 타고 익산에서 전주로 등교한다. 방학 중이라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 가끔 서서 가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세사람이 서게 됐다. 운전사 아저씨는 그들이 앉아갈 수 있도록 다른 노선을 도는 학교버스에 전화를 걸어 우리 차와 만나는 지점에서 그들을 옮겨 타게 해주었다. 아저씨는 “옮겨타게 해서 미안하다”고 세사람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차에서 내렸다.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나는 멋쩍어하는 운전사의 모습을 보면서 죄송하고 부끄러웠다.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