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주인공’으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과거 한화의 포스트시즌 도전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이정훈 이강돈 장종훈 등 ‘다이너마이트타선’의 폭발력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도 우승을 못했다.
88, 89, 91, 92년 시즌 등 네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정상 도전에는 실패. 역대 포스트시즌 전적 12승24패.
하지만 한화는 99플레이오프에서 페넌트레이스 최고승률팀인 두산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4연승을 거뒀다. 그것도 4게임 모두 두산이 ‘숨한번 못 쉴 정도’로 완벽했던 경기. 한화가 이처럼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속 시원하게 탈출한 이유는 뭘까.
▽용병술이 달라졌다〓김영덕 전 한화감독은 ‘작전의 야구’를 구사했다. 경기를 선수가 하기 보다는 감독이 하는 스타일. 과거 해태의 선동렬이 나오면 에이스를 뒤로 감춰 정면대결을 피했다.
하지만 올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이희수감독의 ‘용병술’은 달랐다. 선수들에게 맡기는 ‘믿음의 야구’를 선보였다. 작전으로 이끌기 보다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를 풀어나가도록 배려한 점은 단연 돋보였다.
▽믿는 용병이 있다〓외국인 선수인 데이비스와 로마이어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떨지 않았다. 시즌때와 똑같이 자신감넘친 배팅을 한 둘의 모습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 특히 고비때마다 홈런으로 승부를 낸 로마이어의 팀기여도가 결정적이었다.
▽팀이 똘똘 뭉쳤다〓‘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예전과는 비교도 안된다. 베테랑인 송진우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고참들이 따로 뭉쳐 결의를 다졌다”고 했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놀라운 10연승도 결속력이 비결이었다. 선수단의 ‘단합’은 포스트시즌에서 내세울 수 있는 최대 무기.
〈대전〓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