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홍성흔 포수불구 15홈런 61타점 맹타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똘똘한 신인 하나가 10년 농사를 좌우한다’는 얘기가 있다.

두산의 미남 포수 홍성흔(22)이 바로 그런 경우다.

“어디서 그런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나 모르겠어요.” 그에 관해 물어보면 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 프런트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영화배우 뺨치게 잘 생긴 얼굴만큼이나 하는 일이 모두 예쁘기 짝이 없다.

투수를 편하게 하는 안정된 미트질과 강한 어깨에 야무진 방망이 실력까지 갖춰 향후 10년간은 두산의 ‘안방살림’을 책임질 대형포수.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파이팅은 더욱 돋보인다. 그처럼 1루에서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선수는 국내에서 몇명 되지 않는다. 경기가 끝난 뒤 유니폼이 가장 지저분한 선수가 바로 홍성흔이다.

그라운드 밖에선 언제나 싹싹하고 예의바른 행동으로 두산 선배들이 꼽는 ‘절대로 미워할 수 없는 후배’ 1순위. 홍성흔은 올시즌 신인왕 싸움에서도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335타수 88안타)과 15홈런 61타점.

해태 내야수 정성훈이 99경기에서 타율 0.299, 6홈런 36타점으로 만만치 않지만 홍성흔은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포수라는 것과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올려놓았다는 공헌도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히려 홍성흔과 신인왕 자리를 다툴 ‘적’은 내부에 있다. 두산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왼손투수 이혜천. 이혜천은 올해 역대 시즌 최다인 77경기에 출전, 8승4패 평균자책 4.76으로 성적이 알차다.

하지만 올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출전 등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홍성흔의 우세가 예상된다. 구단에서도 이미 홍성흔을 밀어주기로 ‘홍보전략’을 짜놨다는 소식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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