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제임스전의 비트발레「위험한 균형」

  • 입력 1999년 7월 28일 19시 35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의 안무작품에는 강렬한 비트가 요동친다.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내 발레연습실. 그의 신작 ‘위험한 균형’의 연습이 한창이다. 국립발레단이 외부 안무가들을 초청해 펼치는 ‘국내 안무가의 밤’ 두번째 무대.

연습실 스피커에서는 빠른 템포의 관현악이 맹렬하게 쏟아져 나온다. 남자 무용수들은 여러 악기의 가장 낮은 음에 맞춰 몸짓을 바꾸고, 여성 무용수들은 색소폰 플루트 등의 높은 선율을 표현한다.

“이 작품에서 무용수들은 각자 악기가 되죠. 음악에 담긴 다양한 리듬과 비트를 몸짓과 율동으로 표현해냅니다.”

제임스 전은 이렇게 작품을 소개한다. ‘위험한 균형’은 원래 미국의 현대작곡가 존 애덤즈가 작곡한 같은 이름의 관현악곡.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엇갈린 리듬이 특징이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통일된 리듬의 구도가 뚜렷이 드러난다. 이 음악적 구도마저 그대로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제임스 전은 재치있는 공간활용을 통해 이에 성공하고 있는 듯 보였다. 비스듬하게 진행되는 삼각형 모양의 동작으로 단조로움을 없애고, 쉴새없이 무용수를 ‘솟아오르게’하면서 시선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테크닉 자체도 ‘위험한 균형’을 시종일관 보여준다는 거죠.”

제임스 전은 미국 줄리어드 예술대 졸업 후 모리스 베자르의 ‘20세기 발레단’단원으로 활동하다 귀국,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낸 뒤 95년 부인 김인희와 함께 서울발레시어터를 창단했다.

29, 30일 오후7시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5천원. 02―2274―1131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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