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s]로키산맥 아스펜 「음악축제」 50돌

입력 1999-05-12 09:20수정 2009-09-2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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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맥의 아스펜에서 열리는 음악축제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50년전 시카고의 기업가 월터 팹케와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가 괴테 탄생 2백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손턴 와일더, 알베르트 슈바이처, 스티븐 스펜더, 그레고르 미아티고르스키, 디미트리 미트로풀로스 등 위대한 사상가와 음악가들을 아스펜으로 불러들였을 때 이곳은 사실상 세상에서 잊혀진 마을이었다. 이곳에 이르는 길은 가파르고 먼지가 풀풀 나는 길 하나뿐이었고 마을의 주민들은 거친 광원들이었다.

그러나 그때의 아스펜 모습은 오늘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먼지가 일던 길은 이미 오래전에 포장되었고, 광원들의 허름한 집은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호화로운 별장들로 바뀌었으며, 모양만 흉내냈던 스키리조트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스키리조트로 변했다.

그러나 팹케 부부가 처음 사람들을 불러모으면서 꿈꾸었던 이상, 즉 몸과 마음 및 정신이 활기를 되찾는 유토피아적인 만남의 장소를 만들자는 생각은 놀라울 정도로 손상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아스펜축제 50주년을 맞아 아스펜에서 연주하게 될 음악가들은 대부분 예전에 음악학교 학생으로 이 축제에서 성년을 맞았던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서도 첼리스트인 린 해럴은 특히 평생에 걸쳐 아스펜축제와 인연을 맺어왔다. 유명한 바리톤 가수였던 그의 아버지 매크 해럴이 제1회 아스펜축제 때부터 10년간 이곳에서 노래를 불렀고 그때마다 가족을 함께 데리고 왔다.

6월 25일 아스펜실내악단과 함께 연주할 사라 장은 어린 시절 거의 매년 여름중 일부를 아스펜에서 보냈다. 유명한 바이올린선생인 도로시 딜레이의 수업을 받기 위해서였다. 역시 바이올리니스트인 그녀의 아버지 장민수씨도 아스펜에서 딜레이의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7월과 8월 두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제임스 레바인도 젊은 시절 14번의 여름을 아스펜축제와 아스펜 음악학교에서 보냈다. 그는 피아노 학생으로 57년에 처음 이곳에 왔고 그 다음해 여름부터는 새로 시작한 지휘자로서 아스펜을 찾아왔다.

그는 로버트 마쉬가 쓴 “대화와 발견―제임스 레바인의 삶과 음악”이라는 책에서 “아스펜같은 특별한 분위기를 흔히 만날 수는 없다”면서 “나는 50년대말과 60년대초 아스펜축제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아스펜축제는 그 규모와 다양성에서 다른 유서깊은 여름축제들과 다르다. 올해에만도 9백명의 학생들과 2백50명의 교사들, 그리고 초청음악가들이 이곳을 찾았다. 상주인구가 6천명에 불과한 이곳에서 이만큼 음악가들의 참여는 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버리기에 충분하다.

아스펜축제의 특징은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 연주때 유명악단의 연주자들인 음악선생들과 젊고 재능있는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다.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인 셈이다. 이들은 주의깊은 청중들 앞에서 스승과 함께 연주를 하면서 새로 자신감을 얻고 음악가로서 성숙해지는 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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