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재야원로 계훈제씨/평생 민주화운동 헌신

  • 입력 1999년 3월 14일 18시 45분


재야원로인 계훈제(桂勳梯)씨가 14일 오전 7시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자택에서 지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던 중 타계했다. 향년 78세.

1921면 평북 선천 중농의 집안에서 태어난 계씨는 43년 경성제대 1학년 재학중 학병징집 거부를 시작으로 평생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왔다.

신탁통치 반대투쟁의 선봉에 선 그는 서울대 문리대학생회장때 백범 김구(白凡 金九)선생과 함께 남북협상에 참여했다. 그후 늑막염 때문에 투병생활을 해야 했던 그는 60년 4·19혁명 직전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반독재투쟁의 전면에 나섰다.

이후 63년 한일회담, 68년 월남파병, 69년 3선개헌 등 박정희(朴正熙)정권 시절 정치적 고비마다 반대투쟁에 앞장섰다.

계씨는 75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첫 투옥된 이래 3번이나 투옥됐다. 80년 봄 ‘김대중(金大中)내란음모사건’으로 2년9개월이나 도피생활을 했던 그는 84년 민주통일국민회의를 구성해 군부독재 타도운동의 결집체였던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의 탄생에 기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진주(金眞珠·69)씨와 아들 여곤(汝坤·28)씨가 있다.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재야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랐다. 02―3675―0299

〈권재현·박윤철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