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심각한 부산경제

동아일보 입력 1999-01-24 19:50수정 2009-09-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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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지방경제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산업구조가 취약한 부산경제는 파산 직전의 빈사상태에서 신음하고 있다. 실업률이 10%선을 넘어섰고 98년 어음부도율도 1.29%에 이르렀다. 부산지역의 이같은 실업률은 전국 평균실업률 7.9%보다 2.2%포인트나 높다. 어음부도율은 전국 평균은 물론 다른 6대 도시와 비교해서도 가장 나쁘다.

부산경제의 심각성은 산업현장 곳곳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때 부산 전체기업의 40%를 웃도는 3천여개의 기업체가 입주해 있던 사상공업지역은 입주업체의 잇단 폐업과 해외이전 등으로 가내수공업 수준의 영세공장지대로 바뀌었다. 신평 장림공단에 몰려 있는 1천여개의 기계 조립금속업체들의 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자동차공장은 50일째 조업이 중단된 상태고 관련 협력업체를 포함해 7만여명의 근로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해 부도로 쓰러진 부산지역 기업은 무려 2천5백여개, 제조업 정상가동률은 60% 수준에 머물렀다.

국민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지방경제 전체가 최악의 고통속에 신음하고 있지만 특히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어느 지방도시보다 큰 부산지역 경제가 회생불능 상태라면 결코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부산경제는 IMF한파 이전부터도 산업구조의 취약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특정업종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영세기업이 주류를 이루었다. 주력산업인 신발과 섬유업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으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산업의 유치는 부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장단기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지역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재정 세제상의 지원책은 물론 기존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재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 국내외 기업 및 자본유치를 위한 투자유치 전담조직 구성과 투자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회간접자본 확충, 각종 규제개혁도 시급하다. 이런 것을 큰틀에서는 정치가 풀어야 한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봐야 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지역경제 악화를 지역감정과 연관시켜 부추기는 양상이다. 야당은 마산에서 대정부 규탄 장외집회를 강행하면서 현정권의 지역경제파탄 책임을 강도높게 성토했다. 여권은 이를 지역감정에 편승한 망국적인 정치행태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래 가지고는 국민만 고달퍼진다. 야권은 어떤 경우에도 지역감정을 악용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여권 또한 영남 푸대접론 등의 유언비어가 날로 확산되는 이유를 심각하게 자문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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