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태국 스포츠 「이유있는 상승세」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04분


한국의 여홍철과 북한의 배길수가 나란히 금메달을 따낸 무앙통타니 체조경기장. 11일 8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엔 태국관중이 빼곡이 들어찼다.

그만큼 체조 경기는 세계 어디에서나 인기종목. 게다가 이날은 태국체조의 영웅 운차이 아모른 텝이 출전하는 날. 운차이는 태국팬의 기대대로 링에서 금메달을 따내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그럴 만도 했다. 태국으로서는 올림픽이나 세계대회는 물론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사상 첫 체조 금메달이었기 때문.

이날 태국은 수영 남자 자유형 4백m에서도 아시아경기사상 처음으로 토르랍 세트소도온이 일본의 마사토 히라노를 물리치고 금을 따냈다.

태국이 체조와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태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경기장 건설 못지않게 선수육성에 엄청난 정성을 쏟아왔다. 그 모델은 다름아닌 86아시아경기와 88올림픽때의 한국.

외국인코치들을 대거 초빙해 강도 높은 합숙훈련을 시켰다. 또한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에게는 1백만바트(약 3천7백만원)의 격려금을 내걸었다. 대졸초임이 7천∼8천바트(25만∼3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태국인들의 호응도 열광적이다. 축구나 복싱 세팍타크로 등의 경기가 TV로 중계될 때면 거리 곳곳에서 함성이 터진다. IMF로 인한 분위기 위축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

수영에서 우승한 토르랍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것 또한 86, 88대회때 한국선수들의 우승 소감과 비슷하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